모기에 물린 아기…'맘카페 3대장 약'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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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7
약 이야기
스테로이드제제 '리도멕스'
단기간에만 사용하는 게 좋아
항생제 성분 연고제 '에스로반'
감염 생겼을 때 제한적 사용
기저귀 발진에 쓰는 '비판텐'
가려움 진정하는 효과 약해

인터넷 맘카페에 요즘 많이 올라오는 질문입니다. 어른이라면 고민 없이 버물리(현대약품)나 써버쿨(녹십자) 같은 약을 바르겠지만, 아이의 피부는 성인보다 여리고 민감하기 때문에 초보 엄마들에겐 걱정거리일 겁니다. 맘카페에는 ‘아이가 가려워하면 리도멕스(삼아제약), 상처가 나면 에스로반(JW신약)을 발라주는 게 좋다’는 식의 답글이 주로 올라옵니다. 기저귀발진 등에 흔히 쓰는 비판텐(바이엘)도 리도멕스, 에스로반과 함께 아기가 모기 물렸을 때 바르는 약 ‘3대장’으로 꼽힙니다. 정말 이 약들은 버물리보다 아이가 모기 물린 데 발라주면 더 좋은 것일까요.먼저 리도멕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리도멕스는 지난해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됐습니다. 이 때문에 맘카페 일부 회원은 혼란을 겪고 있죠. 약국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는 분이 있는 반면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야만 구할 수 있다는 분도 꽤 됩니다. 딱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기존 리도멕스(리도멕스로션)는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됐으므로 의사의 처방전이 없으면 구할 수 없는 약이 맞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삼아제약은 성분 함량을 줄인 ‘리도멕스크림 0.15%’를 일반의약품으로 새로 내놓았죠.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는 약이죠.

그럼 어른들이 흔히 쓰는 버물리, 써버쿨 등은 어떨까요. 이 약들은 30개월 이하 영유아에겐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소 마취 효능이 있는 디부카인염산염 등 일부 성분이 30개월 이하 유아에게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영유아를 위해 출시된 제품을 추천합니다. ‘버물리키드크림(현대약품)’ ‘물린디키드크림(신신제약)’ 등이 대표적입니다. 영유아에게 해로운 성분을 뺀 제품으로 생후 1개월 이상 소아부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약과 독은 한 끗 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용도나 복용량의 차이에 따라 똑같은 약도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모기 물림은 보통 며칠만 지나면 약 없이도 가라앉는 만큼 약을 과용하기보다는 알맞은 약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