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현장서 진흙 투성이로 도운 기자, 실상은…"해고" [글로벌+]

복구 작업 도운 것처럼 꾸며 리포팅
SNS 통해 얼굴과 몸에 흙 바르는 모습 퍼져
방송사 "명백한 모순" 징계 처분
독일 기자 수잔나 올렌이 홍수 피해 지역에서 얼굴과 몸에 진흙을 바르고 복구 작업을 도운 듯 꾸며 논란이 일었다. /사진=SNS
홍수 피해 현장을 취재하던 독일 기자가 몸과 얼굴에 진흙을 바르고 복구 작업을 도운 것처럼 꾸민 후 카메라 앞에 선 사실이 알려져 징계 처분을 받았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최근 독일 RTL 방송 소속 기자 수잔나 올렌(39)이 기록적 폭우로 피해를 입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바트뮌스터아이펠을 찾아 취재하던 중 온몸에 진흙을 칠하고 복구 작업을 도운 척한 것이 발각돼 해고됐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당시 RTL은 "올렌이 수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있고 적극적으로 지역 주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올렌은 그 중 한 명"이라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SNS를 통해 올렌이 리포팅에 앞서 얼굴과 몸에 진흙을 펴바르는 모습의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건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촬영한 구도의 해당 영상에서 올렌은 허리를 숙여 진흙을 손에 담고는 이를 자신의 몸과 얼굴에 바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스태프들의 웃는 목소리도 담겼다.

이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RTL은 "기자의 취재 방식은 저널리즘의 원칙과 우리 스스로의 기준에 명백히 모순됐다"며 해당 사실을 안 직후 올렌을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당초 올렌은 "생방송 연결 직전 깨끗한 옷을 입은 채 리포트하는 것이 부끄러워 그랬다"며 해명했으나 결국 "해서는 안될 중대한 실수를 했다"고 사과했다.

독일은 지난 14~15일 쏟아진 폭우로 최소 173명이 사망하고 158명이 실종된 상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