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무서운 'Z세대 궁사' 김제덕과 안산, 첫판서 미래를 쏘다!

특별취재단 = 한국 선수단(양궁)의 첫 금메달을 따내 양궁 금메달 싹쓸이의 포문을 열어젖힌 것은 당찬 'Z세대 궁사'들이었다.

양궁 대표팀의 남녀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과 안산(20·광주여대)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덜란드를 상대로 치른 오후 늦게 치른 혼성전 결승은 대표팀이 목표로 세운 양궁 전 종목 석권의 첫 고비였다.

한국 선수단 전체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 걸린 경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Z세대인 이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첫 세트를 내줬으나 끝내 역전승을 거뒀다.

김제덕은 '코리아 파이팅!'을 외치고, 안산은 위기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처음으로 선 올림픽 무대에서 거침없이 '금빛 화살'을 날렸다.
김제덕은 양궁인들이 '천재'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 선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을 시작한 김제덕은 2016년 SBS '영재 발굴단'에 소개된 적이 있을 정도로 일찍 재능을 인정받았다.

활 쏘는 기술도 좋지만, 무엇보다 '멘털'이 좋다고 양궁인들은 입을 모은다.

낙천적이지만 게으르지 않고, 거침이 없지만 꼼꼼하다. 무엇보다 한 발, 한 발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대범함을 타고났다.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데도 처음 오른 올림픽 무대에서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인 이유다.

김제덕은 연습벌레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많은 반복 훈련 탓에 어깨 관절끼리 부딪쳐 염증이 생기는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잠시 활을 놓은 적이 있을 정도다.
지난달 초 국내에서 열린 2021 아시아컵이 김제덕이 처음 출전한 성인 국제대회였다.

김제덕은 이 대회 결승에서 김우진(청주시청)을 꺾고 우승해 올림픽에서의 돌풍을 더 기대하게 하더니 결국 안산과 첫 금메달까지 합작했다.

안산도 김제덕만큼 강심장이다.

집중력이 강하고 실수를 해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안산의 강점이라고 지도자들은 입을 모은다.

중학교 3학년 때 문체부장관기에서 전 종목 우승(6관왕)을 달성해 양궁인들을 놀라게 한 안산은 2017년 광주체고에 진학하면서 기량이 만개했다.

유스세계선수권대회 혼성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년 아시아컵 3차 개인전 은메달, 2019년 월드컵 4차 개인전 금메달 등을 휩쓸었다.
2019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는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에서의 돌풍을 예감케 했다.

김제덕과 안산의 거침없는 질주는 첫 올림픽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김제덕은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 등 형님들, 안산은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등 언니들의 장점을 흡수하며 더 강해졌다.

전날 랭킹라운드에서 1위를 해 혼성전 출전권을 거머쥐더니 이날 16강부터 파죽지세로 치달은 끝에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한국 양궁은 대회 일정 첫날인 이날 3개의 보물을 품었다. 올림픽 사상 첫 양궁 혼성전 금메달을 챙겼고, 앞으로 10년 넘게 한국 양궁을 지탱할 젊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둘이나 보유하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