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코로나 극복, 휴가철 방역에 달렸다

코로나 속 폭염 '겹고통'
검사소 백신인력 확대 추진
이동 줄이고 휴가시기 분산해야

전해철 < 행정안전부 장관 >
올여름은 유난히 힘겨운 계절이다. 한낮 35도를 넘나드는 ‘열돔 폭염’이 한반도를 집어삼켰고 코로나19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은 코로나19와 폭염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경로당과 복지관이 문을 닫으면서 갈 곳 없는 노인과 빈곤층은 폭염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무더위가 겹쳐 유동인구가 줄고 자영업자는 고통의 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방문한 접종센터와 선별진료소 등 방역 현장에선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방역 최전선에서 전신보호복을 착용한 이들은 폭염과도 맞서 싸워야 했다. 이들은 땀을 연신 흘리면서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최근 서울의 한 임시선별검사소에선 행정인력으로 지원 나온 공무원이 더위에 탈진해 실신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을 현장에서 맞닥뜨리며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밀려드는 코로나19 검사 인파로 현장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현장의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야외에 설치돼 폭염에 취약한 전국 모든 임시선별검사소 163곳에 이동식 에어컨, 대형 선풍기, 그늘막 텐트, 개인 냉방용품 구입 등 폭염 대책비로 특별교부세를 긴급 제공했다. 예방접종센터도 냉방용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 특교세를 지원했다. 선별진료소 의료진은 전신보호복 대신 긴팔 가운과 호흡기·안면 보호구, 장갑을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2∼4시에는 검사소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조정했다.

정부는 검사 수요 폭증에 대응하고 원활하고 신속한 백신 접종을 위해 인력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지방직 8·9급 공채시험을 최대 두 달 앞당겨, 이를 통해 채용된 간호·보건직 등을 올 8월 현장 배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백신 접종, 방역을 지원하기 위한 5만 명 규모의 희망근로 지원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희망근로 지원 사업을 통해 채용되는 인력은 지역백신접종센터에서 열 체크와 거동이 불편한 분을 돕는 업무를 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지속되는 백신 접종과 주민 다중이용시설의 생활방역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희망근로 지원 사업을 추진해 지역의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코로나19 관련 자원봉사 활동 지원도 강화한다. 우선 17개 광역센터 및 206개 기초센터의 대다수 자원봉사센터를 ‘예방 접종 통합 지원 봉사단’ 체제로 전환하고 지역 내 자원봉사 유관 단체 등과 협력해 예방 접종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역별 인력 상황을 고려해 전국 264개 예방접종센터 중 140개 센터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할 예정이다.이달 말부터 무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더욱 퍼질지 기로에 놓인 시점에 휴가철로 접어들면서 방역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상황이 1년6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국민 피로도가 누적되고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자 한다. 지역 간 이동량을 최소화하고, 꼭 필요하다면 휴가 시기를 분산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휴가지에서는 반드시 방역수칙을 지켜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결국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수칙을 국민 한 명 한 명이 일상생활에서 잘 지켜주는 것이다. 휴가철을 맞아 자칫 긴장이 느슨해진다면 국민의 희생과 고통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모두가 조금 더 힘내 함께 노력한다면 여름철 폭염 속에서 개인과 가정의 건강을 지키고 조속한 시일 내에 코로나19 상황도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