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카드·은행, 흩어진 정보 한데 모아…초개인화 서비스 나온다

소비·신용·자산·건강 관리 등
맞춤형 서비스 가능해져

SKT, 하나금융과 동맹
KT, 뱅크샐러드 지분 인수
LGU+, 신한은행과 협업
“오는 주말엔 A병원에서 치과 검진을 받은 뒤 B카페에서 새로 나온 음료를 마시는 게 어떨까요. 둘 다 C카드로 결제하면 포인트를 두 배로 적립해 줍니다.”
올 하반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가 열리면 나올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다. 마이데이터는 통신사, 카드사, 은행, 의료기관 등 여러 곳에 흩어진 개인 데이터를 모아 통합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각 데이터의 주인을 개인 소비자로 전제한다. 개인이 동의할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이종(異種) 데이터 간 결합 분석을 할 수 있어 소비·신용·자산·건강 관리 등에서 초개인화 서비스를 쓸 수 있다. 그간은 각종 개인정보보호 규제에 막혀 나올 수 없었던 서비스다. 작년 8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연내 시작을 앞두고 있다.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마이데이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이용자 데이터를 관리해온 ‘데이터 강자’ 위치를 활용해 새 먹거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 등과 데이터 동맹을 늘리고, 자체 빅데이터 인프라도 키우고 있다.

통신3사, 금융기업과 ‘데이터 동맹’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와 합작해 설립한 핀테크기업 핀크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발을 들였다. 핀크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았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신한카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GS리테일 등과 데이터 동맹을 결성했다. ‘민간 데이터 댐’을 구축해 각 기업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와 마케팅을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의 유동인구 데이터와 신한카드의 소비 데이터를 결합해 맞춤형 상품을 만드는 식이다.

SK텔레콤은 마이데이터 관련 부가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이달 초엔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컨테이너 관리 솔루션(TACO)을 기반으로 하나카드 마이데이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컨테이너는 클라우드에서 앱 개발과 배포 등을 돕는 서비스다. SC제일은행의 마이데이터 솔루션도 SK텔레콤이 구축한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비롯해 데이터 분석시스템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KT는 지난 2월 핀테크기업 뱅크샐러드 지분 250억원 규모를 인수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뱅크샐러드는 지난 1월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았다. KT는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자회사인 비씨카드, 케이뱅크 등을 활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를 비씨카드, 스마트로, 아톤, 포뎁스 등과 벌이고 있다. 통신·카드결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소비자 맞춤형 상권 분석과 포인트 제공 등을 하는 서비스다.

금융사 중에선 우리금융그룹 등과 협력한다. 작년 8월 우리금융과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해 데이터 활용 공동 신사업, 빅데이터 기반 금융 디지털 전환 등을 함께하기로 했다. KT는 작년 8월 마이데이터 사업에 나서려는 금융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마이데이터 패키지’를 출시했다.

“확 커질 데이터 시장…신사업 찾을 것”

LG유플러스는 신한은행, CJ올리브네트웍스와 데이터 협업을 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통신 데이터에 신한은행의 금융 데이터, CJ올리브네트웍스가 보유한 CJ ONE 회원 이용 데이터 등을 결합해 연내 초개인화 디지털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세 기업은 빅데이터를 공유하고 융합 데이터 기반 서비스 공동 개발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하나금융그룹과 디지털 금융 상품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통신 3사는 공동 인증 플랫폼 ‘패스(PASS)’를 통해서도 금융권과 마이데이터 협력을 벌인다. 지난 5월 농협과 함께 PASS 기반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엔 개인 인증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용자가 여러 곳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모으고 이관할 때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데이터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 시장 규모는 올해 21조4738억원에서 2026년 36조6382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5년간 예상 성장폭이 약 70.9%에 달한다. 데이터 판매·제공, 데이터 구축·컨설팅, 데이터 처리·관리 솔루션 서비스 등이 고루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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