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삼촌뻘' 형들 "김제덕이 세리머니 제안할 줄 알았는데…"

최대 23살 차에도 '원팀' 돋보여…'2관왕' 김제덕 "메달 생각말자 되뇌었다"
특별취재단 = "제덕이가 제안할 줄 알았는데…. 안 하길래 조촐하게 손만 들었습니다."(김우진)
'삼촌뻘' 형들 영향이었을까.

'손 하트'를 날린 여자 양궁 대표팀과 달리 금메달 시상대에서 두 손만 번쩍 든 '얌전한' 세리머니에 '둘째 형'은 다소 아쉬운 듯했다.

오진혁(40·현대제철)과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으로 이뤄진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이 26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집중적으로 받은 질문은 단연 '세대 차 극복 비결'이었다.김제덕은 맏형 오진혁과 23살, 김우진과는 12살 차이가 난다.

오진혁은 "저는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동생들과 생활할 시간이 더 많았다"며 "저도 스스럼없이 대하는 부분이 많고, 최대한 편하게 서로 지내야 지금 같은 경기에서도 눈치를 안 보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발휘할 수 있는 거라 전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동생들이 어떻게 생각할진 잘 모르겠다"고 머쓱해했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답한 김우진은 "진혁이 형도 젊게 사시고 잘 어울리고, 제덕이도 저희와 불편하게 지내지 않고 잘 지냈기 때문에 팀이 잘 유지됐던 거 같다"고 비결을 꼽았다.

전날 '친한 절친과 싸우는 꿈을 꿨다'던 김제덕은 경기에 대해선 '10대답지 않은' 멘털을 자랑했다.

김제덕은 "형들이 '오늘 하루만 더 미치자'고 계속 말해줬다"며 "욕심을 부리면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면 몸에 힘이 들어가서 원하는 슈팅이 안 나온다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형들과 대화하며 파이팅하면서 즐겼다"고 설명했다.'두 형님'들은 막내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우진은 4강 한일전 슛오프 상황에서 김제덕이 10점을 정확히 내리꽂은 데 대해 "엑스텐(과녁 정중앙)에 가까운 걸 쏴주면서 분위기가 확 반전됐다"며 "제덕이가 만들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진혁도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김제덕 선수가 영웅이 맞다"며 "힘든 상황마다 10점을 쏴주면서 분위기 계속 끌고 가 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정말 고마운 동료, 고마운 동생"이라고 치켜세웠다.

'맏형'은 이제 막 양궁 인생을 시작한 김제덕에게 진심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오진혁은 "첫 올림픽에서 2관왕을 이뤘는데, 이게 끝이 아니라, 앞으로 경기가 남아 있고 그다음 올림픽이 남아있다"며 "목표가 이뤄졌다고 해서 자신의 양궁 인생이 다 이뤄진 게 아니다.다음 올림픽에서도 2, 3관왕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