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배기음 '펑펑' 국민차 아반떼…고성능 N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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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 '고성능 신차' 경쟁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차량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사회 초년생을 중심으로 ‘생애 첫 차’로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서다. 스테디셀러 격으로 팔리는 덕에 ‘아방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다. 이렇게 잘 팔리는 차량이지만 기존 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신차가 출시돼도 세간의 주목도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선보인 고성능 브랜드 아반떼 N은 성능과 외관에서 환골탈태해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비싼 수입차 라인업에서만 볼 수 있던 고성능 차량의 대중화가 이뤄져서다. 아반떼 N 출시를 계기로 고성능 차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아우디와 포르쉐도 고성능 신차를 내놓고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팝콘 사운드가 아반떼에
‘일상의 스포츠카’라는 콘셉트로 나온 아반떼 N의 가장 큰 특징은 소리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슈퍼카에서 들을 수 있던 엔진음이 나와 마음을 설레게 한다. 페달에서 발을 떼면 흔히 ‘팝콘 사운드’로 부르는 펑 소리가 난다. 경주차 사운드 등을 가상으로 적용했고, 음역별로 세부 조정이 가능한 이퀄라이저 기능도 넣었다.주행 성능도 소리만큼 역동적이다. 최고 280마력을 내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시속 100㎞까지 5.3초 안에 도달할 수 있다. 현대차가 그동안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등 자동차 경주대회에 참가하며 쌓은 노하우를 잇따라 적용했다.아반떼 N은 내부 부품을 일체화해 중량을 줄이고 구조를 단순화했다. 랠리카에 들어간 기술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먼저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액슬을 일체형으로 적용해 무게를 1.73㎏ 줄이고 핸들링 성능을 높였다. 엔진룸의 흡기 관련 부품도 일체화해 엔진이 예리하게 반응하도록 했다. 가격은 3212만~3399만원이다.
아반떼 N은 BMW 출신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주축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어만 사장은 BMW 고성능 브랜드 M의 부사장직을 맡다 현대차에서 고성능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아반떼 N 세계 최초 공개 영상 뒷부분에 직접 출연해 수소전기차(FCEV)와 배터리 전기차(BEV)를 결합한 경주차 출시를 암시했다.
기술력의 척도 ‘고성능 차량’
고성능 차량은 과거부터 고급 자동차 브랜드의 상징이었다. 고성능을 발휘하는 각종 기술과 부품을 집약한 차량을 양산까지 해내는 것은 완성차 업체의 기술력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아우디는 고성능을 넘어선 초고성능 중형 세단인 ‘더 뉴 아우디 RS 5 스포트백’을 이달 국내에 처음 출시했다. 고성능 브랜드인 RS는 ‘레이싱 스포트(racing sport)’의 약자다.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는 아우디의 도전정신을 담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더 뉴 아우디 RS 5 스포트백은 일상 주행에 부담스럽지 않은 실용성과 함께 초고성능 주행을 위한 역동성을 동시에 갖췄다. 최고 출력은 450마력이고 시속 100㎞를 3.9초에 주파한다. 가격은 1억2102만원이다. 아우디는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더 뉴 아우디 RS Q8’도 지난달 출시했다. 가격은 1억7202만원이다.포르쉐는 고성능 SUV ‘카이엔 터보 GT’를 지난달 말 공개했다. 카이엔 터보 쿠페보다 높은 최고 650마력의 출력을 자랑한다. 시속 100㎞까지 3.3초 만에 도달할 수 있고, 최고 시속 300㎞까지 달린다.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노르트슐라이페 서킷(20.8㎞)을 7분38초 만에 주파해 SUV 신기록을 세웠다. 가격은 2억3410만원이다.
BMW그룹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는 최근 고성능 모델인 JCW를 출시했다. 작다는 의미의 브랜드명과 달리 강력한 엔진 사운드와 주행 능력을 자랑한다.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 출력은 231마력이고, 시속 100㎞까지 6.5초 만에 가속한다. 가격은 5010만~5210만원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