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노르 "통화기록도 매각 대상"…미얀마 저항운동 '위축' 우려

'이통부문 인수' 레바논 투자사, 군부와 사업적으로 연관
"군부에 통화데이터 넘어가면 '은신' 활동가 체포될 위험성 커져"
노르웨이 이동통신사인 텔레노르가 미얀마에서 전격 철수하면서 향후 통화 데이터가 군사정부로 넘어가 반쿠데타 저항운동이 위축될 수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현지매체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텔레노르가 현지 이동통신 사업 부문을 매각키로 한 레바논 투자사인 M1그룹은 군사정부와 사업적으로 연관돼있다.

M1그룹은 미얀마 군부가 투자한 미텔(Mytel)에 통신 기지국 등 관련 설비를 임대한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시리아와 수단 등 권위주의 정권이 통치하는 여러 국가들에서 이동통신사업을 해온 경험도 있다. 이런 가운데 텔레노르는 최근 M1에 이동통신 사업을 매각하면서 통화 데이터도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텔레노르 대변인은 "매각 대상에는 모든 자산과 장비, 계약을 비롯해 통화 데이터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통화 데이터에는 전화 통화를 한 시간과 날짜를 비롯해 전화번호, 통화 분량 및 장소가 포함돼있다. 따라서 향후 M1이 사업적으로 연관된 군부에 통화 데이터를 넘길 경우 은신중인 저항운동가들은 체포될 위험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권리보호 단체인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의 루시 퍼던 정책국장은 "통화 상대방 및 지역에 관한 정보는 노출성이 상당히 크다"면서 "통화 데이터가 군부로 넘어가면 저항운동가들은 매우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텔레노르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군부 쿠데타 이후 경영이 악화돼 레바논 투자사인 M1 그룹에 미얀마 내 사업을 1억500만 달러(약 1천203억원)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텔레노르는 미얀마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량인 1천800만명을 이동통신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