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의 놀라운 백신 접종 성공기…"성인 접종 완료…세계 처음"

"1주 동안 성인 85% 2차 접종…국제사회 기부로 접종 마무리"
히말라야 산악 지대의 소국 부탄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무리 지었다고 EFE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부탄은 전날 자국 성인에 대한 코로나19 1,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부탄의 인구는 78만명이며 이 가운데 성인 인구는 53만명으로 추산된다.

부탄은 특히 놀라운 속도로 백신 접종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1주 동안 성인의 85%가량인 45만4천명에 대한 2차 접종이 마무리됐다.

앞서 지난 3월 27일 1차 접종을 시작했을 때는 11일만에 47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기도 했다.

윌 파크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부탄 지부 대표는 의사와 간호사의 수가 매우 적은 부탄이지만 헌신적인 왕과 지도자들 덕분에 사람들을 결집할 수 있었다며 "전 세계에 대한 백신 접종이 불가능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탄은 특히 국제사회의 기부만으로 성인 백신 접종을 끝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부탄은 이웃 나라 인도로부터 55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기증받은 후 접종 캠페인을 펼쳤다.

빠르게 1차 접종을 마쳤지만 인도가 코로나19 대확산을 겪으면서 백신 부족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부탄에 대한 추가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그러자 부탄은 다른 백신 도입을 통해 난관을 헤쳐나갔다.

1, 2차 접종 간 간격이 길어지자 국제사회에 백신 기부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미국이 이달 코로나19 국제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모더나 백신 50만회분을 전달했고, 덴마크도 25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기부했다.

이와 함께 화이자 백신 5천800회분은 남부 어린이들에게 접종될 예정이다.

관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부탄은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에 정책의 초점을 맞춘 나라로도 알려졌다.

경제 지표 개선이나 세계화보다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춰 주목 받았다.

총리를 맡은 로타이 체링은 비뇨기과 의사 출신으로 2018년 11월부터 부탄 정부를 이끌고 있다.

체링 총리는 주말에는 의사 가운을 입고 환자 치료에 나서는 등 낮은 자세로 민생을 돌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부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천486명이다. 일일 신규 사망자 수는 최근 10명 안팎이며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는 모두 2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