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페이스였네" 껄껄 웃은 황선우…日 NHK "메달 주고 싶다"

황선우, 200m 결승에서 최종 7위
100m까지 49초78…세계 신기록 페이스
황선우 "옆에 아무도 없어서 '뭐지?' 싶었다"
마지막 50m 스퍼트서 7위로 밀려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황선우가 최종 7위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49초요? 정말 오버페이스였네요. 그러니 마지막에 힘들었죠."

'뉴 마린보이'로 떠오른 황선우(18·서울체고)는 27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을 마친 후 취재진 앞에서 이 같이 말했다.이날 황선우는 한국 수영의 희망을 제대로 보여줬다. 1분45초26의 기록으로 8명 중 7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150m 구간까지 줄곧 1위를 유지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국 경영 선수로는 2012년 런던올림픽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오른 그는 유일한 아시아인임에도 주눅들지 않고 초반부터 과감하게 레이스를 이끌었다. 100m 구간을 돌 때 기록은 무려 49초78. 세계 신기록 페이스였다.

하지만 마지막 50m 스퍼트에서 힘이 떨어진 듯 뒤로 처지기 시작했고, 결국 7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그럼에도 그가 보여준 경기는 분명 의미 있는 결과였다. 국제무대가 익숙하지 않았던 황선우에게도 큰 깨달음을 준 경험이었다.경기를 마친 황선우는 "자유형 200m를 모두 마쳐 후련하다"며 "150m 지점까지 페이스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오버페이스였던 것 같다. 50m 후반에 너무 뒤처졌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초반 50m에 전력을 쏟는 것은 당초 세운 전략이 맞았다. 단, 초반부터 크게 치고 나가는 것은 황선우 본인이 결정한 부분이었다. 황선우는 "옆 선수랑 같이 가면 뒤처지는 부분이 있었다. 처음부터 치고 나가는 레이스를 생각했다. 코치님들과도 그런 전략을 짰는데 나 혼자 더 빨리 치고 나가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150m까지 황선우를 앞지른 선수는 없었다. 황선우는 "옆에 아무도 없어서 '이게 뭐지?' 싶었다"며 웃고는 "마지막 50m가 아쉽다.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다.100m 구간을 돌 때 기록이 49초78이었다는 말을 듣고는 "49초요?"라면서 화들짝 놀라더니 "정말 오버페이스였네. 그러니 마지막 50m에서 밀리지"라고 혼잣말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황선우는 "마지막 50m는 너무 힘들어서 정신없이 했다. 예선 때에는 레이스 내내 몸이 가벼웠는데 결승에서는 150m 지점부터 버겁더라"면서 "50m까지 기록이 예선 때(50초12)와 비슷한 줄 알았다. (49초대였다는 걸 들으니) 마지막 50m를 그렇게 한 것이 납득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9초대에 턴한 걸로 만족하겠다. 오버페이스였다"고 말하며 재차 환하게 웃어 보였다.황선우의 놀라운 경기력에 일본 공영방송 NHK도 감탄했다. NHK 중계방송 진행자는 황선우가 100m 턴을 하자 "50초 안쪽으로 들어왔다. 꽤 빠른 기록"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7위로 경기가 종료된 후에도 해설자는 "18세인데 초반 100m에서 49초대의 멋진 레이스를 했다. 정말 메달을 주고 싶을 정도의 레이스"라면서 "(다른 선수들이) 저 정도로 황선우 선수가 리드할 줄은 예상도 하지 못 했을 것"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진행자도 "놀랐다.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황선우는 자유형 100m와 50m, 계영 800m에도 나선다. 특히 자유형 100m 예선은 이날 오후 진행된다. 그는 "별 생각 가지지 않고 연습한 대로 100m도 결승 진출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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