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실무협상 결렬

당명 변경 등 의견차 못 좁혀
대표간 담판으로 결론 낼 듯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27일 양당의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 앞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과 관련한 실무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양당의 실무협상단은 당명 변경 등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을 마무리했다. 합당 여부는 양당의 대표에게 공이 넘어갔다.

양당의 실무협상단은 27일 국회에서 합당을 위한 실무회의를 열었지만 국민의힘에서 국민의당이 요구한 당명 변경을 비롯해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위원회 설치, 차별금지위원회에 대한 당규 제정 등을 거절하면서 실무 협상이 종료됐다.국민의힘 실무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에서 요청한 당 재정(부채)과 사무처 인력 승계, 당원 승계 등을 다 들어주기로 했지만, 야권 후보 선출을 위한 위원회 설치와 경선 룰 변경 등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며 “국민의당이 제안한 위원회 설치 등은 양당의 합당과는 전혀 무관한 사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장인 권은희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 밖의 야권 대선후보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통합 후보 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야권 통합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실무협상단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양당의 합당은 대표 간 합의에 맡겨지게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협상 결렬 직후 SNS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께서 권 의원을 물리고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오셔서 말 그대로 지도자답게 통 큰 합의를 할 때”라고 글을 썼다.이에 앞서 이 대표는 안 대표에게 합당 논의를 위한 회동을 제안했지만 안 대표는 지난 25일 “다른 경로를 통해 해결 방법을 찾겠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실무협상이 종료된 만큼 합당을 위해 안 대표가 직접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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