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이어 스타벅스…올해만 4조 정용진의 거침없는 M&A 베팅

신세계그룹, 온라인 강화·다양한 협업으로 '유통 강자' 노려
"코로나 사태 위기 속에서 기회 모색"…'승자의 저주' 넘어야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스타벅스코리아까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27일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17.5%를 미국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4천742억원에 추가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완료되면 이마트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은 기존 50%에서 67.5%로 늘어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스타벅스의 국내 사업권을 공고히 하는 만큼 그룹 계열사와 협업 마케팅 등 시너지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전에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나 자사 야구단인 SSG랜더스와 스타벅스를 접목한 굿즈를 선보이는 협업 마케팅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지만 앞으로 주도권을 갖고 더 폭넓은 협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외부 업체와의 마케팅에도 활용할 여지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추가 확보는 신세계그룹의 사업 영역 확대와 맞물려 있다.신세계그룹은 연초 SK텔레콤으로부터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1천억원에 인수해 SSG랜더스로 탈바꿈한 데 이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W컨셉, 상반기 M&A 시장 최대어로 꼽힌 이베이코리아 등을 잇달아 품었다.

스타벅스코리아까지 더하면 올해 들어서 M&A에 약 4조원을 투자한 것이다.

이같은 공격적인 행보에는 위기를 기회 삼아 유통 최강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업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가는 상황에서 할인점과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위주의 영업구조를 가진 신세계그룹은 존재감은 약해졌다.

이에 따라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M&A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했고, 리테일 시장의 온라인 전이는 최소 3년 이상 앞당겨졌다"며 "현재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을 주문하고, 이를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시너지와 관계사 및 부서 간 협업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M&A로 인한 자금 부담이나 인수 업체와의 유기적 통합 속도 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무리하게 M&A에 나섰다가 재무 구조가 악화하는 '승자의 저주' 우려 또한 넘어야 할 산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