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제롬 컨 '쇼 보트'…192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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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지금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클래식 장르와 멀어졌지만 초창기에는 유럽 오페레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제롬 컨의 ‘쇼 보트’(1927)도 그런 경우다. 뮤지컬 역사에서 스토리텔링, 유쾌함과 감동의 조화, 볼거리의 혁신을 이룬 걸작으로 꼽힌다. 게다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가 쓴 대본이 감정을 자극한다. 조역인 줄리가 2막에서 부르는 ‘빌(Bill)’도 그렇다. 제목이 흔한 남자 애칭인 것처럼, 평범했던 연인을 잃은 한 여인의 감정을 담았다. 가사의 대강은 이렇다.
“책에 나오는 것 같은 완벽한 연인을 늘 꿈꾸었지. 하지만 빌은 전혀 그렇지 못했어. 똑똑한 것도 아니고, 생긴 걸로 따지면 내가 아는 남자 중에 중간에도 못 끼어. 그렇다고 옷을 잘 입는 것도 아니야. 그런데도 그를 사랑해. 그 무릎에 앉으면 날 위해 준비된 것처럼 너무 편하고 여유로워. 그를 사랑하는 이유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나의 빌이기 때문이겠지.”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