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한 중국증시, 인민일보 사설에 답이 있다고?[Dr.J’s China Insight]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사교육 금지가 불러온 중국 증시의 급락
인구 감소 우려, 사교육 규제로 잡겠다?
"과학기술 혁신 강조하는 인민일보 눈여겨 봐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베이징의 '죽의 장막' 속 붉은 나비의 날갯짓이 증시에 태풍으로 불어왔습니다. 중국이 과도한 사교육을 전면금지한다는 문서 한 장이 시작입니다. 미국과 홍콩에 상장된 중국 교육관련주의 대폭락을 몰고 왔고, 정부의 과도한 간여를 우려한 외국인들이 중국 주식시장과 홍콩증시에서 주식을 매도하면서 증시가 급락했습니다.

미국과 홍콩의 중국 관련주와 중국 증시의 주가 급락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본토 증시에서는 갑작스런 사교육 금지와 같은 정부정책 리스크에 대한 불안입니다. 과도하게 소비주를 비중확대 했던 기관이 주류소비세 인상을 계기로 중국의 내수회복지연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을 대규모로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자료 = 중국교육부, Choice DB)
홍콩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미국계펀드의 중국주식 매수금지조치를 내린다는 설이 돌았습니다. 둘째, 미국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대해 디디추싱 사태를 계기로 정보공시의 적정성을 조사하겠다고 나선다는 설이 있었습니다. 미국 상장 중국기업들 상장폐지 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대거 주식을 내다 팔았고, 외국인이 보유한 블루칩의 매도로 인한 주가급락이 나오자 담보부족으로 인한 신용물량의 매도가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주가가 하락하면 더 매도하는 알고리즘매매가 가세하는 바람에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주가 대폭락에도 중국증시 거래대금은 1조5000억위안(약 266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외국인 자금은 42억위안(약 7447억원), 1개월 누계로 102억위안(약 1조8000억원)의 자금유출이 있었습니다. 중국 당국이 사교육 금지조치를 내린 23일부터 중국의 큰손들도 내리 3일 주식을 내다 팔아 주가급락을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중국본토에서 홍콩으로 투자하는 본토자금도 12억위안, 1개월 누계로 450억위안의 자금회수가 있었습니다. 외국인자금의 유출과 심리 불안으로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도 6.51까지 급등했습니다.

사교육 금지조치, 갑작스럽게 한 이유는?

마치 1980년대 한국의 신군부의 과외금지 조치를 연상케 합니다. 중국 당국이 무자비한 사교육 단속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진짜 중국 당국이 '갑툭튀' 정책을 쏟아 낸 것일까요? 답은 중국의 개혁조치와 인구감소에 있습니다.

시진핑 정부 들어 개혁조치는 시진핑이 위원장인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中央全面深化改革委员会)'라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지난 5월13일에 의료서비스 개혁과 사교육에 대한 개선조치를 해야 한다는 결정이 있었고 두 달 뒤인 7월에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나온 것입니다.그 사이 교육개혁정책의 후속 조치를 생각 않고 있다가 정부가 정식 후속조치를 발표하자 난리가 난 겁니다. 그리고 6월18일에 이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루머로 정부가 주말과외를 금지시킬 수 있다는 설이 돌았지만 시장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중국은 지난 40여년간 1자녀 갖기 운동의 결과로 대부분이 외동딸 외동아들입니다. 그래서 농담으로 가장 겁 많은 마마보이 군대가 중국군이라는 얘기가 돌 정도입니다. 그런데 중국도 명문대 입학을 위한 경쟁은 한국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살인적인 경쟁과 초등학교부터 엄청난 과외바람이 있습니다.

공교육의 부실이 부유한 이들의 사교육으로 이어지고 결국 빈부격차가 성적격차, 학력격차, 소득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고액과외, 족집게 과외, 황제과외가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그 중심에 사교육업체들이 있었습니다.3개월 족집게 과외비용이 66만8000위안(약 1억1800만원)에 달하는 황제과외가 등장했습니다. 이번에 주가 폭락한 신동방 같은 사교육업체가 주관하는 여름방학 캠프에 45일간 22만위안(약 3900만원)하는 프로그램은 사회계층 간 불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자료 = BAIDU)
사회문제화된 과외문제에 대해 사회통제력이 강한 중국당국이 초 강수를 들고 나온 것입니다. 모든 사교육기관은 비영리기관으로 전환해 과도한 이익추구를 금지시키고, 주말과 방학에도 과외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것입니다. 그러자 과외업체들 주가가 3일간 90%가까이 폭락했는데, 이는 중국 당국의 과외금지에 따른 매출 감소가 90%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사교육 금지하는 진짜 이유 '인구감소의 공포' 때문

중국에 투자하는 투자가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중국당국의 사교육 전면금지, 사교육기관의 전면 비영리기관전환 등 파격적인 조치에 당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막가파 중국 시진핑 정부는 믿을 곳이 못 된다', '중국투자는 접어야 한다' 등의 얘기들이 SNS상 토론방을 달구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런 과격한 조치를 내린 데는 인구감소에 대한 공포가 있었습니다. 2020년에 인구대국 중국의 인구가 감소했다는 파이낸셜타임즈(FT)의 4월27일 보도가 나오자 전세계가 놀랐고 중국도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전세계 언론이 FT기사를 사실 확인도 안하고 그대로 받아써 대서특필했지만, 결과는 오보로 판명 났습니다.

2020년 중국인구는 0.53% 증가했습니다. 2020년 중국인구는 출생자 1247만명, 사망자 998만명으로 인구는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FT는 정정보도나 사과는 하지 않고 어물쩍 그냥 넘어 갔습니다.
(자료 = 국가통계국)
그러나 중국의 15세이상 64세이하의 노동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신규 출생자수는 2016년 1786만명에서 내리 5년간 하향 추세입니다. 출생자수가 1000만명 이하로 떨어져 사망자수가 출생자수를 넘어서는 상황이 3~5년 안에 도래할 판입니다.

인구고령화와 노동인구감소, 출생자수 감소에 직면한 중국당국은 5년전 2자녀 출산을 허용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올해 5월31일에 3자녀까지 출산을 허용한다는 정책을 발표했습지만, 이 역시 여론은 싸늘했습니다. "돈이 있어야 키우지"라는 자조가 넘쳐났고, 자녀 양육은 물론이고 결혼도 쉽지 않은 가난한 이들의 염장을 지르는 정책에 정부에 대한 원망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중국 조사기관의 설문조사 결과, 3자녀 출산을 허용해도 아이를 낳겠다고 하는 이들은 10%에도 못 미쳤습니다. 정부의 3자녀 정책, 실패가 뻔하지요. 당황한 정부는 그제서야 이유를 찾고 대책을 찾는 과정에서 결혼을 미루고 자녀를 안 낳는 가장 큰 이유를 '과도한 양육비 부담'과 '부동산가격'에서 찾았습니다. 베이징의 경우 집값이 연간 소득의 45배를 넘었습니다. 45년간 월급 탄 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겨우 집 한 채 겨우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사교육 업체들의 미래는?

과도한 양육비의 주범 1순위가 과외비였고 이것이 출산장려를 위한 장애요인 타도의 첫번째 대상에 올랐습니다.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 의도치 않게 주가 급락을 불러온 것입니다. 인구감소는 결국 성장률 하락,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는 데 이런 중대한 문제를 앞두고 대의(大義)를 위해서는 소의(少義)의 희생, 즉 사교육회사나 부동산회사의 이익이 희생당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중국 당국의 태도입니다.

한국도 그랬지만 교육수요는 있는데 사교육 기관만 없앤다고 교육수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과 같은 대학입시제도가 유지되는 한 사교육의 수요는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 않습니다. 대신 사회통제력이 강한 중국정부의 특성상 한 번 한다면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사교육업체들의 봄날이 간 것은 맞습니다.
정부규제조치로 인한 사교육업체들의 매출감소 추정. (자료 = CICC)
그래서 사교육 업체들은 사업모델을 판매단가를 낮추고, 업계의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을 정비하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공교육의 보조로 방과 후 학교내 보충수업에서 위탁교육을 하는 것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조치로 소규모 영세 업체와 자금력 약한 기업은 대거 정리되고 콘텐츠와 네트워크가 강한 대기업은 살아 교내 방과 후 보충수업의 파트너로 남아 '산 자의 축제'를 누릴 기회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K12중심(초등-고졸)의 교육대상에서 성인교육으로 방향전환을 통해 성장모형을 전환해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정부의 사교육 규제조치 다음은 부동산 규제와 가격통제가 나올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중국 남방의 최대 부동산회사인 헝다 부동산이 자금난으로 신용위기에 빠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상하이시는 7월23일 첫 주택 및 두번째 주택구입시 대출금리를 각각 기존의 4.65%, 5.25%에서 5.0%, 5.7%로 인상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주택건설부등 8개부처가 공동으로 '부동산시장질서에 대한 규범화관련 통지'를 발표했습니다. 주요 골자는 향후 3년간 중국부동산시장의 질서를 규범화 하겠다는 얘기인데, 핵심은 부동산시장의 가격상승을 제도적으로 범정부부처가 나서서 막겠다는 것입니다.

"서민의 바구니에 무·배추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인민일보 사설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것은 어느 나라에나 해당되는 증시의 철칙입니다. 정부의 반독점 규제, 네트웍보안 규제, 사교육 규제에 중국의 플랫폼기업, 교육기업들이 급락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상황은 아직 끝이 아닙니다.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투완은 반독점법 위반이고 디디추싱은 네트웍보안 위반이지만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투완도 디디추싱은 네트웍보안 문제가 있었습니다. 디디추싱은 반독점법 문제가 여전히 걸려 있습니다.

①기업 예약면담(소환) ②위법사항조사 ③벌금부과 ④시정조치 실시 ⑤기업의 비즈모델 조정 등의 과정이 끝나야 끝나는 것입니다. 지금 플랫폼기업들은 1~3단계 과정에 있습니다. 그래서 플랫폼기업과 교육기업의 투자는 주가가 급락했지만, 정책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중국의 인민일보를 우리는 이름 뒤에 '일보'라고 붙어 신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인민일보는 우리가 생각하는 신문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당 기관지' 입니다. 그래서 중국 당국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인민일보의 평론, 사설,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중들에게 전달합니다.
(사진 = 한경DB)
이번 중국 당국의 사교육 규제로 촉발된 증시 급락의 전망은 인민일보에 물어보는 것이 답입니다. 중국의 인민일보는 플랫폼기업과 증시급락에 대해 사설에서 이런 코멘트를 했습니다.

"인터넷기업의 미래는 과학기술혁신과 실물경제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서민들의 장바구니에 무, 배추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학기술혁신의 바다가 심장을 뛰게 하는 것도 기억하라(互联网公司未来的引导方向,应该是科技创新、为实体经济赋能。人民日报有篇社论说,不要老是惦记着老百姓菜篮子里边的萝卜白菜,科技创新的星辰大海更加令人心跳澎湃)"

이것이 중국 공산당이 바라보는 중국 플랫폼기업에 대한 관점이며 요구사항이고 투자가들에게 보내는 시사점입니다. 해석해 보자면 중국 인터넷기업에 대해 전자상거래라는 이름으로 동네 구멍가게 뒤통수쳐서 떼돈 벌었으면서, 소비자들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끌어모아 이젠 채소팔고 생선팔고 음식배달까지 독점하는 그런 건 그만하고 더 큰 4차산업혁명에 필요한 기술혁신에 매진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백주, 음식료, 교육주 이런 소비주만 증시에 있는 거 아니고 기술주도 있으니 그걸 주목하라는 말입니다.

어제 같은 대폭락장에서도 미중의 반도체전쟁에서 중국이 목숨 걸고 국산화하려는 반도체업종의 주가는 상승했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주역이라고 알려진 칭화유니그룹의 부도에도 칭화유니그룹의 대표적인 반도체상장자회사인 자광국미(紫光国微:002049) 자광주식(紫光股份;000938)은 연중최고치 주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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