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동' 책임지겠다…모빌리티 연계 사업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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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카카오모빌리티글로벌 테크의 대명사 구글이 투자한 국내 기업은 단 한 곳이다. 바로 카카오모빌리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구글 외에도 LG, GS칼텍스 등 국내 대기업과 칼라일그룹, 티피지캐피털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의 관심을 끌며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만큼 카카오모빌리티의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안규진 <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것을 해결
국제선 항공권 예매도 카카오T 앱서
코로나 진정되면 글로벌 시장 확장
T블루 택시 연내 3만대까지 확대
지난달 카카오 퀵 서비스 출시
운송의 효율화 달성에 주력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선 높은 점유율을 확보했다. 나아가 기차, 시외버스, 항공 등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자율주행, 데이터 분석 등에 대한 기술 투자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총괄(CBO·부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용자와 모든 이동하는 것을 연계해주는 사업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며 “단순 모빌리티 서비스를 넘어 커머스, 여행 등의 사업과 융합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 확장 속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서비스는 택시 호출로 시작했습니다. 카카오T는 택시를 기준(출발)점으로 근거리 이동 서비스와 장거리 이동 서비스 양방향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선 전기 모터를 장착한 자전거를 전국 광역시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또 연내 카카오T에서 공유 킥보드를 탈 수 있을 겁니다. 피유엠피, 지바이크 등 공유 킥보드 업체들과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장거리에서는 기차, 시외버스, 국내 항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카카오T가 일종의 교통 플랫폼이 되는 걸로 보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비전은 ‘모든 이동하는 것’을 이용자에게 연결해주고 이용자가 시간을 아낄 수 있게 하는 겁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MaaS(Mobility as a Service)형 서비스를 지향합니다. 가령 항공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그 전후의 자전거, 택시 이용과 관련된 서비스까지 하나로 묶어서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더 많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내버스, 배 등의 이동 수단을 카카오T에서 만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전동 자전거만 서비스하고 있지만 한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일반 자전거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렌터카 부문에서도 최근 현대캐피탈의 온라인 차량 대여 플랫폼 사업을 양수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이동의 범위가 국내를 넘어서 해외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나요.
“아직 코로나19로 국외로 이동하는 수요가 나오지 않아 서비스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국내선 항공권 예매 서비스를 시작했듯이 국제선 예매도 카카오T앱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해외에서 택시 호출을 카카오T로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했습니다. 동남아시아 그랩택시나 일본 재팬택시 등과 협업해 국내 이용자가 카카오T로 이 업체들의 택시를 호출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베트남·일본에 이어 대상 국가를 확대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잠시 미뤄진 상황입니다.”
▷최근 택시 호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과거 단거리 운행에는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불만사항이 많이 접수됐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가맹형 택시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직접 운영하는 가맹형 택시 카카오T 블루는 기사가 목적지를 보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배차로 이용자 호출에 응해야 합니다. 카카오T 블루는 2만 대를 넘어섰고 연내 3만 대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콜을 걸러내지 않는 카카오T 블루가 많아지니 콜 회전이 빨라지고 이용자 입장에선 호출도 빠르게 잡힙니다. 이 모든 과정이 끊김없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뒷단에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며 모빌리티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택시 이용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선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카카오T 앱의 평점 시스템이 고객 응대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기사들은 평점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e커머스, 배달 플랫폼 등 다른 서비스와는 다르게 이용자의 고의적 별점 테러에 좌우되지 않게 평균점으로 관리됩니다.
즉, 카카오모빌리티나 기사들에게 평점은 이용자가 생각하는 서비스의 질입니다. 카카오T 블루 기사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평상시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 블랙택시, 카카오T 벤티 등 일반 택시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상황에 맞게 더 다양한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카카오T 블루와는 다른 가맹형 택시인 카카오T 골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산업은 기존 업계와의 갈등이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보입니다.
“2019년 카풀 서비스를 두고 택시업계와 갈등하며 많이 배웠습니다. 이용자 관점에서만 보면 카풀은 유용한 서비스라는 측면으로 접근했지만 라이선스 기반으로 택시업에 종사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우려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사회를 바꾸는 과정에선 어느 한쪽만이 아닌 종사자와 이용자 모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알게됐습니다.”
▷수익성 강화 방안은 있나요.
“사람들이 많이 쓰는 앱으로 발돋움했으니 다양한 수익화 방안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매출원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동 수단을 이용자와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동 수단에서 보내는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택시에서 승객이 특정 미션에 참여하고 혜택을 받는 보상형 콘텐츠나 광고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티맵모빌리티, 쏘카 등 경쟁 업체에 대해 평가해주십시오.
“경쟁 업체는 모빌리티업계 내에서만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빌리티, e커머스, 콘텐츠 등 모든 플랫폼업체는 이용자의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이용자의 삶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하느냐를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각자의 영역에서만 서비스를 운영하던 업체들이 기존 플랫폼에 다른 영역의 서비스를 붙이고 다른 분야로 확장을 시도합니다. 플랫폼 간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는 것이죠. 카카오모빌리티도 카카오T 앱을 모빌리티라는 관점 이상으로 더 많은 이용자의 생활을 책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시키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빌리티 외 분야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카카오 퀵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지금까지 사람을 이동시키는 데 집중하던 카카오모빌리티가 사물을 이동시키는 데까지 나아간 사례입니다. 사람들의 이동 데이터를 쌓고 효율화를 도모했던 것처럼 물건도 같은 방법으로 운송의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물류라는 넓은 범위에서도 사업 기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여행 서비스에서도 모빌리티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정 여행지를 가는 데 필요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숙박, 음식 등 다양한 여행 서비스를 연계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카카오VX와 골프장-택시 연계를 위해 논의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민기/김주완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