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통 크게' 쏜다…정의선 '양궁 사랑' 포상금 이번엔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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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올림픽 재계 총수 지원 나서
최태원, 구자열 등 '통 큰' 후원 눈길

28일 재계에 따르면 먼저 현대차그룹은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37년간 변함없는 '양궁 사랑'을 보여줬다. 정의선 회장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지난 25일 일본 도쿄에 방문해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을 '직관'(직접 관람)했다. 이날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자 정 회장은 힘껏 손뼉을 치며 기뻐하기도 모습이 포착됐다.

국내 양궁이 세계 수준의 입지를 확보한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빠질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양궁 인재 발굴과 첨단 장비 개발 등에 약 500억 원을 투자했다.

유메노시마공원과 입지 조건이 비슷한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특별훈련을 한 것도 이런 실전훈련의 일환이다.
뿐만 아니다. 도쿄 올림픽 경기 대기 시간에 편히 쉴 수 있도록 휴게 장소에 별도로 선수별 릴렉스 체어를 마련했다. 지난달 말에는 선수들에게 전동마사지건과 미국 유명 스쿼시 코치인 폴 아시안테가 쓴 책 '두려움 속으로'를 선물하며 최선의 경기를 당부했다는 후문이다.현대차그룹은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양궁 대표팀에 포상금으로 25억 원을 지급했으며 앞서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16억 원을 포상했다. 도쿄에서 이날까지 3개의 금빛 화살을 쏘아 올린 양궁 대표팀에게 이번에는 얼마의 포상이 돌아갈지도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 '오로지 실력' 양궁 국가대표 선발 과정 잡음 없어
그야말로 '한 치 오차 없는' 양궁 대표선발전. 상대를 떨어뜨려야 내가 살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종목과 달리 선발전에 잡음은 없었다. '잘 쏘면 나간다'는 말처럼 40세 오진혁 선수와 17세 김제덕 선수가 한팀이 돼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종목이 바로 양궁이다.
파벌과 배경보다 중요한 건 오로지 실력이라는 공정한 선발 방식이 MZ 세대의 이념과 맞아떨어져 김제덕 안산 같은 훌륭한 차세대 선수들이 양산됐다. 양궁 선수들 사이에서는 국가대표 되기가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험난한 과정을 거친 대표들은 쉴 틈도 없이 정신력 강화훈련까지 받는다. 해마다 프로그램이 달랐지만 번지점프, 해병대 캠프 교육, 공동묘지를 지나는 야간 행군, 야구장과 경정장의 소음 속에서 실시하는 관중 적응훈련 등은 늘 화제가 됐다. 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높이에서 수중 다이빙을 하며 담력을 키우기도 한다고.
◆ 최태원 SK회장, 핸드볼 금메달 1인당 1억원 포상 약속 등
최 회장은 2008년 12월 대한핸드볼협회에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핸드볼 산업 발전을 위해 약 1400억 원에 육박하는 거금을 투자했다. 핵심 계열사 SK텔레콤 역시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장사를 맡아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바탕으로 펜싱 산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펜싱협회는 이번 올림픽에서 대표팀에게 개인전 금메달 5000만 원, 단체전 1억 원 등의 포상금을 약속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이끄는 대한자전거연맹도 구 회장의 사비를 동원해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메달 획득 여부나 색깔과 관계없이 최소 5000만 원을 올림픽 출전 선수와 코치진에게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메달 획득 시에는 추가 포상이 이뤄진다.
한국배구연맹 총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달 중 여자배구 대표팀에게 사비를 통해 금일봉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 입촌 전에는 특별 선물도 전했다. 배구연맹은 이번 올림픽에서 4강 이상 성적을 거두면 1억 원 이상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이 밖에 여러 기업도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선수들이 사상 초유의 무관중 사태를 겪는 등 예전보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재계의 후원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돼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