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금메달보다 귀한 올림픽 정신과 응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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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화제가 된 남자 양궁 단체전 시상식의 셀카 장면
7월 26일 도쿄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양궁 결선에서 한국 선수들이 자랑스럽게도 금메달을 따냈다. 대만, 일본은 이어서 은, 동메달을 따냈다.일본 네티즌들을 감동시킨 장면은 시상직 직후에 연출됐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한 대만과 일본 선수들이 다 같이 금메달 시상대에 올라 한국 선수들과 다정하게 셀카를 찍은 것이다.*박영실TV 관련 유튜브영상 바로가기 클릭
올림픽은 이래야죠!
오진혁선수가 들고 있던 휴대폰에 기쁜 표정으로 시선을 맞추는 세 나라 선수들에게 승자와 패자의 구분은 의미가 없었다는 평가다. 이 장면을 지켜본 일본 네티즌들은 "올림픽은 이래야죠", "마음이 엄청 푸근해졌다", "이 장면 귀여웠어"와 같은 반응을 남겼다.32년간 단 한번도 1등 자리를 내주지 않은 한국 여자 양궁
한국 여자 양궁은 이번 도쿄올림픽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9연패라는 위업들 달성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을 '매혹적이지만 무자비한 양궁의 나라'라고 표현하며 한국 여자 양궁의 9연패 기록을 전했다. WP는 이어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경기하는 동안 웃는 얼굴로 상대방을 무자비하게 제압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다른 어떤 팀보다 자주 미소를 보인다"며 "마치 이들은 커피를 마시러 만난 듯한 여유로움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동메달을 거머쥐는 순간나도 암을 이겨낸 ‘극복의 아이콘’ 인교돈선수의 경기를 감동적으로 봤다. 인교돈선수는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상대선수를 5-4로 누르고 동메달을 땄다. 22세였던 2014년 당시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 수술을 받았다.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따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 후로도 꾸준한 성적을 내며 국내 중량급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인간승리’라고 하는 이유
인교돈선수는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서 올림픽 출전을 생각도 못 했었다고 한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고, 준비한 걸 전부 쏟아내고 져서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이어 "투병하시는 분들이 저란 선수로 인해 힘을 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라며 "보조해주고 응원해 준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문제가 된 인종차별적 발언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우리나라 탁구 남자단식 32강전에서 그리스 선수와 대결을 벌였던 정영식선수가 대역전승을 거뒀다. 32강전 역전승은 드라마였다. 정영식선수는 7세트 대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뒀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방송 ERT의 해설자가 “한국선수들의 눈이 째졌는데 어떻게 공을 앞뒤로 쫓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했다. 해당발언이 문제가 되자 해설자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방송사는 “인종차별 발언은 방송에서 설 자리가 없다. 문제가 된 방송은 즉각 삭제됐다”며 해설자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판스타가 인종차별 피해자로
해외에서 활동 중인 오사카 선수가 성화 주자로 나설 때만 해도 일본이 인종 다양성 국가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세계 랭킹 2위인 그가 여자 단식 16강에서 탈락하자 분위기가 급반전 한 것이다. 본토에서 금메달 획득을 기대했던 일본 국민의 오사카 선수에 대한 여론은 싸늘히 식었다. 올림픽 경기 결과에 따라서 선수를 스타로 만들었다가 피해자로 만들었다가 하는 유쾌하지 않은 일들이 우리나라까지 침범하지 않으면 좋겠다.
미국 체조여왕의 기권
시몬 바일스 선수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0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체조사를 새로 쓴다는 평가를 받아온 전설적 선수다. 가장 자신 있는 주 종목 도마에 나섰다가 낮은 점수에 그치자 나머지 3개 종목은 뛰지 않은 것이다. 숨죽인 채 경기를 지켜보던 미국 및 전세계 팬들에겐 충격적 사건이었다. 바일스 대신 다른 선수가 뛰었고 결국 금메달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선수들이 거머쥐었다. 미국팀엔 은메달이 돌아갔다.
선수들의 정신건강
바일스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정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그렇기대문에 정신적 안정을 위해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을 하기보다 우리의 마음과 몸을 보호해야 한다. 선수도 인간이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기권했지만 여전히 자랑스럽다
경기장을 떠난 바일스를 기다리고 있던 건 각계에서 쏟아지는 격려와 찬사였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땄던 전 체조선수 앨리 레이즈먼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얼마나 심한 압박이 있었을지 생각해보는 게 정말로 중요하다. 바일스는 인간이다. 가끔 사람들은 그걸 잊는다. 바일스는 다른 사람들처럼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료였던 로리 에르난데스도 “바일스도 인간이다. 정말로 그녀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응원하고 지지하는 문화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 선수는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올렸다. “때로는 정말로 어깨에 온 세상의 짐을 진 것처럼 느껴져…. 제길, 가끔은 힘들어, 하하. 올림픽은 장난이 아니거든.” 세계적 기대 속에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중압감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적지않은 선수들이 경기결과에 실망한 국민들의 반응에 더 큰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근대올림픽의 이상
근대올림픽의 이상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에 있다. 또한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쿠베르탱이 말한 올림픽 강령 속에서 올림픽의 이상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기왕이면 메달을 선물해주면 더 고맙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받아야 할 것은 감사와 지지임을 기억하자.<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대표 박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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