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끝낸 능곡뉴타운, 개발 본궤도 올랐다

능곡 2·5구역 사업시행인가
1년여만에 행정소송 승소
집주인들 매물 거둬들이고
대지지분 28㎡ 호가 5억 형성

능곡 1구역은 내년 9월 입주
5구역, 내년 하반기 관리처분
경기 고양시 토당동 834 일대 능곡2 재정비촉진구역에 재개발 사업시행인가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은정진 기자
“지난 23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후 집주인들이 거둬들인 매물이 꽤 됩니다. 기대가 커지면서 매매가격도 연초보다 2000만~3000만원 올랐어요.”(고양시 토당동 H중개업소 관계자)

28일 방문한 경기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일대 중개업소들의 분위기는 다소 들떠 있었다. 2년여 동안 지지부진했던 능곡2·5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최근 다시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능곡뉴타운은 2023년 개통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대곡역이 인근에 있다. 대곡·소사선 능곡역 개통 등 호재가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능곡 2·5구역 사업시행인가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능곡2·5구역은 23일 고양시청으로부터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통보받았다. 2018년 12월 사업시행인가 접수를 한 지 2년7개월 만이다. 사업 진행이 늦어진 건 지난해 4월 고양시가 주민 이주대책 미비를 이유로 사업시행인가를 반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조합은 거부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지난 1월 5구역에 이어 5월 2구역도 승소했다. 법원은 “조합이 제시한 이주대책이 도시정비법상 의무사항을 충족하고 있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인근 능곡1, 원당1, 원당 4구역 등의 계획과 비교해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고양시는 항소를 취하하고 법원 판결 두 달 만에 두 구역에 대한 사업시행인가를 내줬다.

능곡뉴타운은 4개 구역(1·2·5·6구역)이 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능곡1구역에선 ‘대곡역 두산위브’(643가구)가 2019년 11월 일반분양을 해 내년 9월 입주 예정이다. 능곡6구역(2501가구)은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능곡2·5구역은 모두 2007년 11월 재정비촉진지구로 고시된 이후 2016년 3월과 4월 각각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2구역은 지상 최고 35층 25개 동 2933가구, 5구역은 지상 최고 34층 2560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능곡뉴타운은 사업이 지체되면서 서울과 더 가까운 창릉신도시에 밀려 관심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신석모 능곡5구역 조합장은 “빠른 진행을 원하는 조합원이 많아 120일 이내에 시행해야 하는 감정평가를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초엔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을 예정”이라며 “내년 하반기께 관리처분 총회를 열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제에도 상승 탄력

경기도는 지난해 7월부터 2년간 능곡2·5구역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기획부동산의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다. 주거지역의 경우 내년 7월까지 18㎡를 초과하는 토지거래를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업 지체와 함께 토지거래허가 지정으로 2년 실거주 의무까지 생기면서 지난해 7월 이후 매수 문의가 뜸했다.하지만 시업시행인가 이후 점차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후 능곡2·5구역에서는 두세 건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토당동 D공인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로 갭투자가 안 되고 주소 이전에 실입주까지 해야 해 거래가 거의 없었다”며 “하지만 사업시행인가 이후 오른 가격에 일부 거래가 이뤄지면서 최근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능곡5구역 내 대지지분 28㎡ 다세대주택 호가는 5억원 선이다. 공동주택공시가격이 1억5700만원인데 현재 3억43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능곡2·5구역 조합들은 전용면적 84㎡의 조합원 분양가를 약 5억~5억500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리미엄을 포함한 총 투자금액은 약 8억~8억5000만원으로 주변에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보다는 저렴하다는 것이다. 내년 12월 입주하는 ‘대곡역 롯데캐슬 엘클라씨’(능곡연합주택재건축) 전용 84㎡는 지난 1월 9억1000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된 이후 호가는 10억53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