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장 끌려가나' 비난받았던 윤석열 반려견 산책 사진의 비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이 돌연 반려견에게 적용됐다.지난해 12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의해 정직 상태가 된 윤 전 총장이 오전 10시 30분께 키우고 있는 반려견 토리와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인근을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유기견 보호단체에서 입양한 토리를 비롯해 윤 전 총장 부부는 총 7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은 토리가 입양된 후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했고 보호단체에서 안락사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그럴 수는 없다'며 여러 차례 수술을 받게 해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훈훈한 미담으로도 보였던 사진에서 눈길을 끈 것은 목줄을 당기는 윤 총장에게 반항하며 따라가지 않으려 한 토리의 모습이었다.
당시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말풍선 날리는 윤석열의 개. 큰 웃음 주는 윤석열. 댕댕아, 공감 능력 제로 주인 만나 고생한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산책시킬 때, 첫째, 개가 발을 떼며 움직이기 시작할 때 주인이 발걸음을 맞춰줘야 하고. 둘째, 산책 줄은 길지 않게, 사람 옆에 동행하듯 거리를 맞춰주어야 한다. 셋째, 보폭과 속도를 개에 맞춰줘야(작은 개일 때는 더욱 맞춰줘야!). 이게 바로 반려견과의 교감이다"라고 충고했다.조롱거리로 전락했던 이 사진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최근 이유를 털어놓았다.

윤 전 총장은 28일 인스타그램에 "토리는 자기주장이 강하다. 아빠랑 같이 찍혀서 유명해진 그 사진의 비밀은, 사실 토리는 가고 싶은 방향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29일에는 '토리의 일기'라는 토리의 관점에서 쓴 게시글을 통해 "우리 아빠도 토리랑 돌아다닐 땐 그냥 동네 아저씨다. 아빠는 토리를 입양하고부터 쭉 출근 전 산책을 시켜주고 회사에 갔다"면서 "토리가 교통사고 후 배변을 잘 못 하니까 다리 운동도 해야 해서 하루에 몇 번씩 산책하러 나갔다"고 전했다.이어 "아빠랑 산책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사람들이 왜 아파트에 이런 시골 잡종개를 키우냐며 아빠를 혼내고 같이 안 타곤 했다"면서 "토리는 또 쫓겨나서 보호소로 가게 될 거 같아서 시무룩해져서 집에 오는데 그럼 아빠는 토리가 가장 좋아하는 계란을 삶아서 노른자를 입에 쏙쏙 넣어주며 달래준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