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벽화' 공방 정치권 확산…與는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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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한복판 '쥴리의 남자' 벽화서울 종로의 한 건물 외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사진)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야권이 “명백한 명예훼손 범죄”라며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친여 성향의 유튜브 방송 등을 중심으로 김 씨의 사생활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SNS '표현의 자유' vs '명예훼손' 공방
팔장 낀 여권 "11월 이후 본선에서 준비"
29일 정치권과 SNS에선 서울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벽면엔 걸린 ‘쥴리 벽화’에 대한 공방이 뜨거웠다. 쥴리는 김 씨가 강남 유흥업소에 일할 당시 사용한 예명이라는 의혹이다. 김 씨가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며 부인했다. 쥴리 벽화는 가로 15m, 세로 2.5m의 크기로 총 여섯 장의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김 씨의 얼굴처럼 보이는 한 여성의 얼굴 그림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SNS에선 이 벽화를 두고 ‘표현의 자유’라는 반응과 ‘명예훼손’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보수 성향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이 그림을 보지 못하게 벽화 앞에 차량을 주차하자, 친여 성향 커뮤니티에선 “성지 순례를 하러 가자”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 명예훼손”이라며 “이런 저질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한 모든 정치인이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쥴리 벽화를 거는 사람이나 이에 열광하며 성지순례 운운하는 자들이나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와 품격마저 갖추지 못한 수준 이하의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자)”이라며 “사유지의 권리를 넘어 정치적 횡포이자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바로 옆 건물에 스피커를 달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형수 욕설’을 계속 틀고 벽에 ‘여배우 스캔들’을 풍자하는 벽화를 그리면 뭐라 할까”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저질 비방이자 정치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내부 경선 중인 더불어민주당의 잠룡들은 직접 언급을 자제하면서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야당 내 경선에서 의혹이 1차로 걸러질 것”이라며 “여당은 11월 이후 본게임에 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최 전 감사원장이 이날 쥴리 벽화를 강력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윤석열을 위하는 척하지만 본인의 언론플레이가 속셈”(정청래 민주당 의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 전 원장도 정치권에서 쥴리 공방이 확산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친여 성향 유튜버들은 SNS에 ‘쥴리 의혹’을 적극적으로 퍼나르고 있다. 이 의혹에 집중하고 있는 열린공감TV는 전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측의 형사고발 조치에도 불구하고 관련 보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형사고발의 계기가 된 김 씨의 전 동거인 어머니의 인터뷰 누적 조회수는 94만회를 돌파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