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벌들과의 전쟁…부산서 7월 벌집 제거 출동 1천280건

벌쏘임 사고로 한 달 동안 25명 병원행, 30일부터 벌쏘임 주의보 발령
연일 부산에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며 벌 쏘임 사고와 함께 벌집 제거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28일 오후 2시 45분께 부산 금정구 한 주택 옥상에서 가림막 설치 작업을 하던 A씨가 지붕 처마 밑 말벌들로부터 몸 2곳을 쏘였다.

A씨는 화끈거리는 통증이 지속되자 119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다.

전날 오후 6시 4분께 수영구 한 어린이 놀이터에서도 7세 아동이 벌에 쏘여 119가 출동하기도 했다. 7월 들어 이날까지 벌 쏘임으로 인한 환자만 25명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소방본부로 벌집 제거 요청도 빗발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51분께 부산진구 한 아파트 25층 발코니 실외기 밑에서 축구공 크기 말벌집이 발견돼 소방대원들이 제거했다. 이달 1일 중구 한 어린이집 놀이터 처마 위에도 벌집이 발견돼 제거됐다.

이달 들어 부산에서만 1천290건의 벌집 제거 출동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벌집 제거 요청은 7월부터 폭증했다. 앞서 4월 111건, 5월 161건, 6월 493건으로 서서히 증가하더니 7월에 두 배 넘게 늘어났고, 8월에는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도 7월 출동 건수는 932건이었다가 8월에 1천439건으로 훌쩍 뛴 바 있다.

소방청은 30일 오전 9시를 기해 전국에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한다.

벌 쏘임 주의보는 주에 7천 건 이상 제거요청이 2주 연속 이뤄지거나 예상될 때 내려진다.

지난해에는 8월 13일 주의보가 발령됐는데 올해는 보름정도 더 빨리 발령되는 것이다.

부산소방본부는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머리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정도 벗어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벌들은 주로 머리부위를 공격하고, 벌집에서 20m 정도 멀어지면 다시 복귀하기도 한다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조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야외 활동 시에는 벌을 자극하는 향수, 화장품, 스프레이 종류를 자제하고 희색 계열의 옷을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말벌의 경우 검은색 옷에 공격성을 많이 나타내고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을 보인다고 소방은 밝혔다. 부산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벌 독에 의한 사망 시간은 79%가 벌 쏘임 이후 1시간 내 발생하기 때문에 신속히 119 신고 후 병원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면서 "적절한 방법으로 신속히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한 뒤 얼음찜질을 하면 통증 감소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