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앞둔 안산에 '페미' 논란…심상정 "편견 뚫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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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도쿄올림픽 활약 속 난데없는 '페미 논란'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안산(20·광주여대)의 헤어스타일 및 말투 등을 두고 일각에서 페미니스트 논란을 제기한 가운데 정치권 및 연예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세균 "땀과 눈물의 가치 존중받아야 할 원칙"
심상정 "단호한 눈빛으로 모든 편견 뚫어버리길"
류호정·구혜선·김경란 등 숏컷 캠페인 동참
현재 안산은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2관왕(혼성전, 여자 단체전)을 달성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29일 오후 개인전 64강을 앞두고 있어 또 한 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하지만 온라인은 난데없는 '페미니스트' 의혹으로 시끄럽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안산의 헤어스타일을 지적하며 '여대에 숏컷이니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주장을 펼친 것. 더불어 안산이 과거 SNS에서 사용한 몇몇 단어들에 대해서도 '남성 혐오' 발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안산의 SNS에는 '페미 관련해서 해명하라', '남혐을 위해 만든 단어를 쓴 이유가 뭐냐' 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금메달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며 악플에 강경 대응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치권에서도 현 상황을 비판하며 안산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해당 논란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안산 선수의 땀과 눈물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스포츠의 정신은 공정한 경쟁이다. 땀과 눈물의 가치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존중받아야 할 원칙"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안산 선수, 힘내시라. 오늘도 거침없이 활시위를 당겨달라"며 "그 단호한 눈빛으로 세상의 모든 편견을 뚫어버리시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안산 선수의 당당한 숏컷라인에 함께 서서 응원하겠다"며 "무엇보다 대한체육회는 지금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선수들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압박에 단호히 대처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숏컷 헤어스타일 인증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신체심리학자 한지영이 "여성 국대 선수 헤어스타일로 사상 검증이라니. 우리 여성 선수 선전을 기원하며 숏컷 캠페인 어떠냐"고 제안한 데서 시작됐다.이후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숏컷을 했던 과거의 모습을 공개하며 "'페미 같은' 모습이라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 정치인의 복장, 스포츠 선수의 헤어스타일이 논쟁 거리가 될 때마다 당사자는 물론, 지켜보는 여성들도 참 피곤할 것 같다. 저도 몇 년간 숏컷이었다. 요즘에는 기르고 있다. 그러고 싶어서다"라면서 "긴 머리, 짧은 머리, 염색한 머리, 안 한 머리. 각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여성이 페미니스트다. 우리는 허락받지 않는다"고 했다.배우 구혜선도 "숏컷은 자유^^"라는 글과 함께 짧은 머리를 한 채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게재하며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후 논란이 지속되자 구혜선은 "나는 남성과 여성에게서 태어난 여성이다. 또한 남성을 사랑하는 여성이다"라면서 "현 사회에 처해진 각각의 입장과 주관적 해석으로 '페미니스트'를 혐오적 표현으로 왜곡하고 고립시키는 분위기를 감지하며 나 역시 여성이기에 이것을 관망하고 있기만은 어려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스트'는 사회가 여성에게 부여하는 관습적 자아를 거부하고 한 인간으로서 독립적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옛 사회가 강제한 지위와 역할의 변화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고, 그로 인해 기회와 자격을 얻기 위하여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남성과 여성의 편을 가르기 위함이 아닌 오로지 여성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움직이는 것이고, 여성으로 태어나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행하기 위하여 다시 움직이는 것이기에 '페미니스트'의 의미가 왜곡된 상징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방송인 김경란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 너무 열이 받아서 올려본다. 숏컷이 왜?"라는 글과 함께 짧은 머리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