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백신은 어느날 '뚝딱' 만들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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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4
백서스(Vaxxers)
AZ백신 개발한 연구자들 뒷이야기
英옥스퍼드대, 메르스 사태 이후
수년간 임상시험…미래 전염병 대비
개발 1년도 안돼 코로나 백신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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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영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개발한 세라 길버트 교수와 캐서린 그린 교수가 공동 집필한 책 《백서스(Vaxxers)》가 출간됐다. 책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개발자들이 직접 소개하는 백신 연구의 생생한 과정과 연구자들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 세계 연구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자금 조달의 어려움, 각종 규제와 제재, 그리고 정치와 언론의 섣부른 개입 등으로 인해 종종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 백신 연구의 현실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세쌍둥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길버트 교수가 개인적인 고충을 털어놓은 부분에서는 여성 과학자를 향한 삐딱한 사회적 시선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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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백신 연구 및 상용화에 일반적으로 10년 정도가 필요한데, 어떻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개발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희귀 혈전 반응 등으로 백신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하고 백신접종 거부자(Anti-Vaxxer)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발자들이 직접 나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백신 연구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출몰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있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면서 유사한 호흡기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었고,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 감염병을 ‘질병X(Disease X)’라고 명명하고 수년간 준비와 임상시험을 해오던 상황이었다. 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출시는 오랜 기간 준비해온 노력의 결과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