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8000억 '해운 과징금' 해결책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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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해운업계와 긴급간담회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해운업 전체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국내외 선사에 대한 운임 담합 과징금 부과에 개입할 의지를 드러냈다. 공정위는 국내외 23개 해운업체가 한국·동아시아 노선에서 가격담합을 벌였다며 수천억원대 과징금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해운업계는 여당의 법률 개정 약속에 환영 입장을 보였다.
대선 앞두고 'PK구애' 본격화
宋 "해운업계 생존 걸린 문제
해운법 개정안 심의 속도 내겠다"
공정위는 "원칙대로…소급 불가"
업계 "美·日 선사 공동행위 허용
우리도 담합 적용하지 말아야"
與, 해운법 개정으로 과징금 저지 약속
송 대표는 29일 부산마린센터에서 열린 민주당·해운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해양수산부와 정부 당국, 공정위 등과 긴밀히 논의해 방안을 찾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를 이끌고 부산을 방문해 해운업계 간담회 외에도 가덕신공항특별위원회의 첫 회의를 주재하고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는 등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구속으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산·경남권의 지지율 하락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가 ‘PK 구애’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공정위는 지난 5월 국내 12개 해운사와 해외 11개 해운사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동남아 노선에서 운임 담합행위를 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해운업계에서는 검찰의 공소장 역할을 하는 심사보고서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모두 인정되면 최대 80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민주당은 위성곤 의원이 지난 22일 대표발의한 해운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를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법안은 해운법에 따른 선사들의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이 아님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송 대표는 “위 의원과 전화를 하고 왔다”며 “빠르게 해당 법안이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돼 속도감 있게 심의를 받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긴급 간담회를 열고 “(공정거래법이 아닌) 해운법에 따라 이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공정위 과징금 철회돼야”
해운업계는 송 대표의 이날 발언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영무 한국해운협회 부회장은 “해운사의 공동행위는 해운법에서 허용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해운회사 간 공동행위를 허용하고,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예외로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운법 29조는 ‘해운사들은 운임·선박 배치, 화물 적재 등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원활한 글로벌 물류 소통을 위해선 업체 간 공동행위가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용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은 해운법에 선사의 공동행위는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김 부회장은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따라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된다면 경영여건이 열악한 국적 중소·중견 컨테이너선사 대부분이 도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채권단 등 금융계도 해운업계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선사들의 공동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한다면 국제 해운동맹인 얼라이언스도 부당행위와 다를 바 없게 된다”며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되면 어렵게 부활한 해운산업이 또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
공정위는 민주당의 압박과 무관하게 법과 절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 위반 사안이 확인됐기 때문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했고, 현재 사건 당사자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 있다”며 “법원의 1심 역할을 대신하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이 독점 규제 대상에서 해운업을 제외하는 내용의 해운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도 이번 사건엔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급입법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도 해운법 개정안의 소급적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정위가 여당의 압박과 해운업계 현실을 고려해 제재 수준을 융통성 있게 조절할 수 있다는 관측은 공정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전범진/강경민/정의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