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모습 찾았다" 렉서스 LS500h…'이것' 장착 후 반전 매력까지 [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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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아의 신차털기 17회
렉서스 LS500h AWD 플래티넘 시승기
극강의 정숙성, 편안한 승차감. 렉서스 LS500h의 정체성으로 꼽히는 요소로 직접 타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LS500h는 렉서스 브랜드의 최고급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이다. 올해 5세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됐다. 시승차는 2열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플래티넘 트림, AWD(상시 사륜구동) 모델로 진행했다.경쟁 모델로는 벤츠 S-클래스가 있다. 두 차량 모두 회장님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차로 독보적인 승차감, 정숙성, 첨단·편의 사양 등이 특징이다. 기술력의 집약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기능들 대부분이 이들 모델에서부터 시작된다.
"극강의 정숙성"…제 색깔 찾았다
이번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LS500h는 제 모습을 찾았다. 앞서 2018년 완전변경 이후 달리는 즐거움을 표현하고자 기존 강점이던 정숙성을 놓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은 LS500h였다. 고유의 색깔을 잃자 소비자 반응도 예전 같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부분변경 모델에서는 지적 사항을 충분히 반영했다. 시동을 켤 때나 저속에서도 엔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중접합 유리를 사용해 외부 소음, 풍절음도 깔끔하게 잡았다. 전기 모터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질감과 소리가 인상적이다. 가속도 시원하다. 이 차는 V6 3.5L 가솔린 엔진과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된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최대 출력 359마력, 최대 토크 35.7kg·m의 성능을 낸다. 전기 모터는 전·후륜에 각각 들어갔다. 객관적 수치로는 높은 수준은 아니나 2.3t의 무게를 잘 버텨낸다. 힘이 넘치는 수준까진 아니지만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가속 안정성도 기존에 비해 많이 개선된 느낌을 받았다.저속에서는 모터로만 구동 가능한 'EV(전기차) 모드'가 있다. 30~50km/h 제한이 걸린 도심에서는 EV 모드만으로 주행할 수 있을 정도다. 회사 측에 따르면 140km/h까지도 끄떡없다. 그러나 실제 주행에서는 배터리 부족 때문에 어느정도 속력을 내면 바로 엔진 개입을 받는다.
긴 차체를 감안하면 코너링도 안정적이다. 사륜구동 시스템과 낮은 차체 때문이다. 제동도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이질적 질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거친 노면에서도 안정적이고 강한 충격을 잘 걸러냈다.
중후함보단 '영한 감성' 물씬
외관은 이전 모델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후면 램프 중간부 크롬 라인이 피아노 블랙으로 변경된 정도다. 그릴도 살짝 커졌다.전체적으로 날렵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풍긴다. 거대한 렉서스의 시그니처 스핀들 그릴과 뾰족한 헤드램프로 구성된 전면부는 중후함이 강한 S-클래스와 비교하면 확실히 젊은 감성을 드러낸다. 낮고 넓은 차체도 이러한 분위기에 일조한다. 외관만 보면 박진감 넘쳐 보이나 실제로는 고요한 '반전 매력'을 갖췄다.전면 램프는 똑똑해진 메트릭스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적용됐고, 전·후면 방향지시등은 순차 점등되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들어갔다.측면은 굵직한 선으로 강인함을 더했다. 긴 차체에 비해 타이어가 크지 않아 전면부와 달리 안정적인 대형 세단의 느낌이 물씬 난다. 전장은 5235mm로 정말 길다. S-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5290mm)보단 짧고, 포르쉐 파나메라 이그제큐티브(5200mm)보다는 길다. 후면 램프는 전면을 꽉 채운다. 다만 예스러운 느낌은 좀 아쉽다.
실내는 렉서스의 '장인정신' 자부심이 엿보인다. 음각, 스티치 등의 디테일은 감탄이 나올 정도다. 가죽, 우드 소재 등의 고급감도 돋보인다. 2~3일의 시승 기간 내 렉서스만의 강점인 내구성을 파악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 정도 섬세함이라면 내구성 역시 기대 이상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24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이번 부분변경 모델에서 새롭게 추가됐다. 속도계, 내비게이션, 주행보조 기능 등 총 3가지 정보가 표시된다.2열 회장님 자리는 S-클래스와 비교하면 아쉬운 측면이 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오토만 시트, 안마 열선 기능, 디스플레이 등의 적용으로 편의기능은 갖췄으나 시트가 생각보다 푹신하진 않았다. 안마 의자 같았던 S-클래스와는 차이가 났다.
오토만 시트는 등받이 각도, 조수석 이동 정도에 따라 총 3가지 방식으로 구성된다. 조수석 헤드레스트가 접힘에 따라 디스플레이 각도가 조정되는 점은 렉서스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레그룸은 1m 이상 확보되며 등받이는 최대 48도까지 기울어진다.
안마 기능은 7개 코스로 구성됐고, 지압 세기는 5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지압 정도와 세기 모두 만족스러운 편이다. 안마 기능은 1열에도 들어갔지만 어깨, 허리를 따뜻하게 하는 열선 기능은 2열에만 적용됐다. 시승차인 AWD 플래티넘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 1억6750만원부터 시작한다. 2열 모니터가 빠진 럭셔리 트림의 가격은 1억4750만원이다.
글=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