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비중 줄이되…담으려면 단기債 관심을"

“하반기 조정장에 대비해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여라.”

국내 증권사 네 곳과 은행 네 곳을 대표하는 8인의 프라이빗뱅커(PB)가 공통적으로 내놓은 의견이다. 하지만 이들은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채권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하반기부터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 투자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실제로 포트폴리오에 채권을 포함하지 않은 PB는 전체의 절반인 네 명에 달했다. 박현식 하나은행 투자전략부 팀장은 채권 비중을 2분기 20%에서 3분기 10%로 줄였다. 김현섭 국민은행 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3분기 조정 우려가 가장 큰 자산군으로 채권을 꼽기도 했다.

상반기까지 바닥을 쳤던 금리가 하반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 투자의 선호도가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르면 9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때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김현섭 팀장은 “금리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채권 기대 수익률이 너무 낮아 매력이 떨어진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자산 배분을 위해 채권에 투자할 경우 만기가 짧은 단기채를 담으라고 조언했다. 단기채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가격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때 단기채 비중을 높이고 장기채 비중을 줄이는 게 일반적이다.

오경석 신한은행 태평로PWM센터 팀장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우량채권과 신흥국의 단기채권을 추천한다”며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하고 예금보다는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자산 배분의 한 축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회사채와 고수익 채권은 투자 매력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며 “단기채는 금리 상승 시 재투자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