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불러놓고 과도로 협박…재판 받게되자 "사과 깎아주려고"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재판부 "소방대원들이 처벌 원치 않아"
팔이 아프다며 119에 직접 신고한 40대 남성이 출동한 구조대를 과도로 협박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을 과도로 협박한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박진영 부장판사)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게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받을 것을 명령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9일 밤 "팔에 통증이 있다"며 119에 전화해 구조를 요청했다. 그는 출동한 소방대원들에게 "바닥에 앉아보라"고 권유했으나 소방대원들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자 화를 내며 과도를 들고 찌를 것처럼 다가가 협박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과를 잘라주기 위해 방 안으로 들어오라고 권유했지만 들어오지 않아 과도를 들고 쫓았을 뿐이라며 협박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A씨가 과도를 들고 아파트 1층 공동현관문까지 소방대원들을 쫓아갔고, 당시 사과를 잘라주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죄질이 좋지 않지만 과도를 휘두르는 등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은 점과 피해 소방대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