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꿈의 섬'서 펼쳐진 양궁 드라마…'5번째 금메달은 3년 뒤에!'

양궁 5개 금메달 중 남자 개인전 뺀 4개 독식…안산, 사상 첫 3관왕 달성
'꿈의 섬' 유메노시마서 대회 마감…이제 새롭게 2024 파리 올림픽 준비
특별취재단 = 한국 양궁이 일본 도쿄에서 펼친 일주일간의 감동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23일 개막일에 열린 랭킹라운드부터 드라마는 시작됐다.

예상을 깨고 남녀 막내인 김제덕(경북일고), 안산(광주여대)이 최고 성적을 내 다음날 혼성 단체전에 나섰다.

목이 터져라 '파이팅!'을 외치며 첫 올림픽 무대의 중압감을 이겨낸 열일곱 살 김제덕과 이름처럼 흔들림이 없던 스무 살 안산은 혼성전 금메달을 합작해내며 대표팀의 첫 단추를 훌륭하게 끼웠다. 25일에는 안산과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가 여자 단체전 9연패의 위업을 달성,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여자 신궁들은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단 1점의 세트점수만 내 주는 '넘사벽'의 실력을 자랑했다.
김제덕과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이 배턴을 이어받아 남자 단체전에서 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일전으로 펼쳐진 4강전에서는 슛오프까지 가는 명승부가 펼쳐져 국민들의 심장을 죄었다.

한국은 김제덕의 화살이 일본 선수의 화살보다 과녁 중심부에 2.4㎝ 가깝게 꽂혀 극적으로 결승에 올랐다.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는 마지막 사수로 나선 '맏형' 오진혁이 활시위를 놓자마자 '끝!'이라고 외쳐 우승의 순간을 더욱 짜릿하게 만들었다. 안산이 여자 개인전에서도 우승해 사상 첫 양궁 3관왕에 등극하면서 태극궁사 드라마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안산은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잇따라 슛오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쳐 국민들의 진땀을 뺐다.

특히 SNS 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새 역사를 쓰는 모습은 그를 지지한 많은 팬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안산은 경기 뒤 "이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면서 "많은 응원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소회를 전했다.

마지막 5번째 금메달이 걸린 남자 개인전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선수는 김우진(청주시청)이었다.

2016 리우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은 차지했으나 개인전에서는 허무하게 32강에서 탈락한 바 있던 김우진은 자신의 첫 개인전 금메달을 향해 힘차게 나아갔다.

그러나 8강에서 '대만 김제덕' 당즈준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김우진은 경기 뒤 "(이번 대회에서는) 더는 쏠 화살이 없다.

부족한 점은 다시 채워나가 3년 뒤 파리올림픽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전례 없는 불확실성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의 종잡을 수 없는 돌풍, 한여름의 뙤약볕,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SNS 논란까지.
한국 양궁은 모든 것을 뚫어내고 금메달 4개를 꿰는 금빛 화살을 쐈다.

도쿄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린 유메노시마는 '꿈의 섬'이라는 뜻이다. 한 양궁은 올림픽 금메달 '5개 싹쓸이'의 꿈을 이곳에서 다시 품고, 3년 뒤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