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국 야구, 메달 도전 좌우할 '운명'의 1∼2일

응집력 살려 초반 대량 득점해야 4일 준결승전 진출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 한국 야구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첫 위기를 맞았다.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7월 31일 미국과의 B조 1위 결정전에서 2-4로 역전패 해 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를 시작한다.

당장 1일 A조 2위 도미니카공화국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변형 패자부활전 대진이어서 이 경기에서 지더라도 준결승, 결승에 오를 수는 있다.하지만 거의 매일 쉬지 않고 경기를 치러야 해 부담이 크다.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으면 2일 각 조 3위인 멕시코-이스라엘 경기의 승자와 격돌한다.

이 경기도 승리하면 한국 야구는 준결승에 진출해 4일 각 조 1위인 일본-미국 승자와 승자 준결승전을 치른다.조 1위를 하지 못한 대가는 강력한 메달 경쟁팀인 미국, 일본보다 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빡빡한 일정, 도쿄의 습하고 무더운 날씨 등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손실이다.

야구가 올림픽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2008 베이징 대회에서 9전 전승을 달성하고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야구는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1차로 최소 메달권에 입상하고, 이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1∼2일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타선 연쇄 폭발이 절실하다.

한국은 7월 29일 이스라엘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추격 점수, 동점 점수를 모두 홈런으로 뽑고, 오지환(LG 트윈스)의 2루타로 역전하는 등 첫 경기치고 활발한 타격을 보여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시속 150㎞를 넘나드는 광속구를 던진 미국 투수들을 만나선 완벽하게 묶였다.

1회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의 내야 안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우중간 안타로 엮은 무사 1, 3루 절호의 찬스에서 김현수(LG)의 내야 땅볼로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었던 만큼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게 역전패의 빌미를 줬다.

대표팀 주전 포수 양의지는 "투수들이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뽑고, 추가점을 빨리 얻는 게 중요하다"며 타자들의 분발을 강조했다.

철저한 연구에 바탕으로 둔 상대 팀의 수비 시프트 압박도 타자들이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2년 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때와 마찬가지로 6개 팀은 스포츠 통계회사의 자료를 활용해 상대 팀과 맞선다.

프리미어12에서 멕시코가 그랬듯, 미국도 한국을 맞아 철저한 시프트를 펼쳤다.

전직 메이저리거 3루수 토드 프레이저는 우리나라 좌타자가 나올 때마다 3루를 비워두고 1, 2루 사이로 이동하는 전형적인 시프트 수비를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지략가로 손꼽혔던 마이크 소샤 미국 감독은 내야 수비진을 오른쪽으로 몰아 물샐틈없는 수비로 한국 타선의 주축인 좌타자들을 곤경에 빠뜨렸다.사실상 내일이 없는 단판 승부인 만큼 장기전에 유용한 시프트를 깰 변칙 대응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