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신입’ 만 뽑는 채용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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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 김정현의 '취업 인사이트']취업 시즌은 매년 다가오지만 작년과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탓도 있지만, 공채가 대폭 축소되고 수시채용이 늘어난 점도 한몫 했다. 공고 수는 전보다 많이 올라오지만 지원할 수 있는 공고는 올라오지 않아 아쉬워하는 취준생들의 걱정소리가 많이 들린다.
MZ세대 취업 트렌드...이직은 커리어 확장
SK하이닉스, 카뱅, 컬리 등 중고신입만 채용도
기업도 걱정이 늘었다. 기껏 직원을 뽑았더니 퇴사하는 사람이 많아진 탓이다. 기업이 채용방식을 바꾸는 동안 지원자들도 성향이 바뀌었다. 90년대생이 취업전선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세대 구분은 어렵지만 우리는 이들을 MZ세대(밀레니얼 및 Z세대)라고 부른다. ◆이직은 트렌드: 능력이자 커리어 확장으로 인식
MZ세대들에게 취업은 정착이 아닌 여정이다. 이들의 ‘여정’은 평생 직장을 깨부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MZ세대는 ‘이직’에 대해 긍정적이다. 과거에는 이직을 자주하는 사람들을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적고 이기적이라고 평가하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현재의 이직은 곧 ‘능력’이자 ‘커리어’의 확장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이직’은 나에게 맞는 직무, 나에게 맞는 회사, 나에게 맞는 조직문화, 나에게 맞는 연봉을 찾아 나서는 성장의 과정이 됐다.
극단적인 예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서 서로의 직장으로 이직하는 일을 들 수 있다. 이 두 회사는 취준생 대상 기업 인기 투표에서 항상 상위권에 있는 대표적인 회사다. 그럼에도 서로의 회사로 이직을 한다는 것은 ‘업계 1위’, ‘고연봉’, ‘복지’, ‘조직문화’ 등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더 맞는 곳으로 옮기고자 하는 MZ세대들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캐치가 20대 취업준비생 3,121명을 대상으로 ‘이직에 대한 생각’을 물은 적이 있었는데 응답자의 69%가 ‘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고 답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직을 선호하는 취준생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업들도 이런 트렌드를 읽었는지 일반적인(3년 이상의)경력 채용 이외에도 ‘중고신입 ’을 노린 채용전형들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커리어도 사교육과 함께
커리어의 발전을 위해 회사 안이 아닌 밖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본인이 원하는 강사나, 본인이 발전시키고 싶은 분야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해 일-학습 병행을 선호하는 추세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입시에서부터 이미 학원과 온라인 강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회사 밖의 온/오프라인 강의를 활용해 필요한 기술을 전수받는 것에 익숙하다.MZ세대의 부모님은 한 회사에 입사해 청춘을 바치고, 정년을 보장받는 시대에 살았다. 하지만 요즘은 하나의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는 있어도 하나의 회사만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취업시장이 전환기에 놓인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MZ세대만의 과제가 아니다.
김정현 캐치 컨텐츠랩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