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류한수 눈물…"죄송" 말 꺼내기까지 1분40초 걸렸다

16강전에서 아쉽게 패배한 류한수 /사진=연합뉴스
레슬링 간판 류한수(33·삼성생명)가 2020 도쿄올림픽 16강서 패해 아쉬운 눈물을 흘렸다.

3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그레코로만형 남자 67kg급 경기에서 류한수는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예드에 6-7로 패배했다. 경기 내내 상대 선수를 밀어 붙인 류한수는 16초를 남기고 태클에 성공해 6-7까지 추격했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보인 류한수는 취재진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죄송하다"는 말을 꺼내기까지 1분 40초가 걸렸다.

그는 "이번이 내 마지막 올림픽"이라며 "'할 수 있다'는 말을 되뇌며 경기에 임했는데 경기 초반 대량 실점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레슬링 대표 류한수가 16강전에서 이집트의 무함마드 엘 사예드와 맞섰다. /사진=연합뉴스
레슬링 대표팀은 지난 3월 국제대회에 출전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류한수 역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오랜 기간 격리했다.

류한수는 "오랜만에 훈련을 시작한 후 상대와 부딪히는 게 겁이 나더라"라며 "멘털을 회복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류한수의 메달 가능성이 '제로'인 것은 아니다. 엘 사예드가 결승에 오르면 패자부활전 진출권을 얻어 동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엘 사예드가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류한수는 올림픽서 완전히 탈락하게 된다. 올림픽에서 한국 레슬링이 '노메달'에 그친 것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금메달, 정해섭이 동메달 1개씩을 딴 뒤 45년 만에 있는 일이다. 한국 레슬링은 이번 올림픽 출전권을 단 2장 획득했다. 류한수와 함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김민석(28·울산남구청)은 지난 1일 1라운드서 탈락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