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K-메타버스 연합군' 합류했다…업계 "큰 도움 될 것"

"업종·기업 간 '초협력'으로 혁신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자"는 취지로 결성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삼성전자가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의 주요 구성 요소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인공지능(AI) 등 기술 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다. 메타버스 업계는 "혁신 플랫폼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기관은 지난달말 기준 202곳이다. 5월 18일 출범 당시 25곳에서 8배 불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제페토, 로블록스 등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페이스북의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 2도 메타버스 범주 안에 들어간다.

얼라이언스에 새로 합류한 주요 기업은 삼성전자, 신한은행, 국민은행, 중소기업은행, SM엔터테인먼트, 메가스터디교육, 제일기획, 이노션, CJ올리브네트웍스 등이다. 전자·금융·엔터·교육·광고 등 업종 대표기업이 망라됐다. 과기부 관계자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방증"이라고 말했다.

자이언트스텝, 벤타VR, 바이브컴퍼니, 애니펜, 파노비젼, 프론티스, 레티널 등 최근 주목 받는 메타버스 기업들도 가세했다. 창립 멤버인 현대차, 네이버랩스, 카카오엔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CJ ENM, 맥스트, 버넥트, 라온텍 등에 이들 기업이 더해짐으로써 얼라이언스가 명실상부한 'K-메타버스 드림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R·VR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가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삼성전자는 기어VR, 오디세이 플러스 등 VR 기기를 개발했던 경험이 있다. 최근엔 AR글래스도 연구개발 중이다. AR·VR의 기반이 되는 AI, 반도체 등 역량도 강하다.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부라도 VR·AR 등 기술을 공유해주거나 기술 개발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해주면 혁신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것은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세가 빨라 삼성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 산업엔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도 참전해 있는 상태다. 다만 삼성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화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연구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외에도 다양한 업종의 참여가 늘어남에 따라 얼라이언스에서 추진할 프로젝트가 한층 풍성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26일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논의한 행사에선 금융, 쇼핑, 디지털트윈, 전시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화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도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오는 10월까지 얼라이언스에서 추진할 프로젝트를 10개 내외로 정하고 프로젝트마다 예산을 충분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만 얼라이언스의 프로젝트에 총 200억~300억원 예산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