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하우 나누고 함께 판 키우자"…'키다리 아저씨' 된 선배 유니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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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자회사 통해 프롭테크 육성급성장한 ‘선배’ 스타트업이 ‘후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히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는 게 아니다. 벤처캐피털(VC)을 세워 자금 투입과 함께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동종업계 시너지를 내는 게 목표다.
무신사, 신진 패션 브랜드 지원
스마트스터디, 콘텐츠社에 투자
직방은 VC 브리즈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에 정보기술(IT)을 적용한 프롭테크 분야에 주로 투자한다. 지난 3월엔 인테리어 플랫폼 집꾸미기에 투자했다. 건설 현장 및 공장·오피스 빌딩 등의 디지털트윈 솔루션을 제작하는 큐픽스, 인테리어 물류 기업 하우저도 포트폴리오에 넣었다. 베트남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프롭지에도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프롭테크 분야 다른 스타트업들이 성장해야 산업 자체가 커지고 그 안에서 직방도 성장할 수 있다”며 “스타트업 투자의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 자체 VC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자체 VC 무신사파트너스를 통해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투자하고 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총 460억원 규모로 50여 건에 투자했다. ‘커버낫’ 브랜드를 운영하는 배럴즈, 스트리트 패션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을 산하에 둔 제이케이앤디, 캐주얼 브랜드 ‘플랙’을 운영하는 플래시드웨이브코리아 등에 투자금을 넣었다. 잠재력 있는 신진 브랜드를 지원하기 위해 패션 특화 공유오피스 ‘무신사스튜디오’도 운영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달 기준 피투자사 기업 가치가 1조1620억원이 넘는다”며 “투자 후 브랜드별 성장률이 평균 93% 수준”이라고 말했다.
‘상어 가족’ ‘핑크퐁’ 콘텐츠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는 2019년 스마트스터디벤처스를 설립해 영화, 애니메이션, 공연, 게임 등 콘텐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작년엔 애니메이션 제작사 레드독컬처하우스에 약 100억원을 투입했다. 아이돌봄 앱 스타트업 째깍악어, 캐릭터기업 키키히어로즈에도 투자를 집행했다. 개별 지식재산권(IP) 단위 투자도 한다. 작년엔 제주도에서 자율주행 셔틀을 운행하는 라이드플럭스에 투자했다. 자율주행이 본격 상용화되면 기존 보유 콘텐츠를 활용한 여행 상품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