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37년 체조 지원으로 '도쿄스타' 신재환·여서정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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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 늘려 '金 2억 銅 7000만원'한국 남녀 체조가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는 사상 최고의 성과를 거두면서 37년간 한국 체조를 지원해 온 포스코그룹의 헌신이 주목받고 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눈부신 활약을 펼친 데는 포스코그룹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지난 2일 신재환 선수가 남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전날 여서정 선수가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체조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한국 체조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도마(양학선)에 이어 두 번째다. 여 선수의 동메달은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다.비인기 종목인 한국 체조가 거둔 쾌거의 바탕에는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시절인 1985년부터 대한체조협회를 이끌어온 포스코그룹이 있었다. 포스코그룹은 37년에 걸쳐 한국 체조에 약 210억원을 지원했다. 매년 4억~8억원을 지원하다 2019년부터는 지원금 규모를 9억원으로 늘렸다.
포스코그룹의 지원으로 한국 체조는 1988년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 왔다. 서울 올림픽에서 박종훈 선수가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1992년 유옥렬 선수가 바르셀로나에서 동메달(도마)을, 1996년 애틀랜타에서 여홍철 선수가 은메달(도마)을 따며 꾸준히 스타를 배출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이주형 선수가 은메달(평행봉)과 동메달(철봉)을 따며 개인 복수 메달 시대를 열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 김대은 선수와 양태영 선수가 개인종합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2008년 베이징에서 유원철 선수가 은메달(평행봉)을 따내며 올림픽마다 메달 레이스를 이어갔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양학선 선수가 올림픽 출전 52년 만에 첫 금메달(도마)을 목에 걸었다.
사상 최고의 성과에 포스코그룹은 메달리스트에 대한 포상금 규모도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당초 금메달 1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2000만원을 내걸었지만 신재환 선수에게 2억원, 여서정 선수에게는 7000만원의 포상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경기 직후 그룹을 대표해 대한체조협회를 이끌고 있는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에게 포상금을 두 배 이상 지원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