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5명 "기준금리 인상 필요하다"

지난달 韓銀 금통위 의사록 공개

고승범 위원 "바로 올려야" 주장
4명은 "가까운 시점, 늦지 않을때"
이달 26일 금통위에 초미 관심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낸 고승범 금통위원 외에 다른 네 명의 위원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까운 시점”이나 “늦지 않은 시기”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지난달 17일 공개한 ‘2021년도 제15차 금통위 정기 의사록(7월 15일 개최)’을 보면 고 위원은 “지금과 같은 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면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이른바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며 “금융안정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점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금융안정을 확고히 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통화정책으로 경제 안정의 기틀을 다지는 한편 성장을 위한 구조적 문제는 정부정책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다른 위원들도 조만간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위원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맞춰 이례적으로 완화한 금융 여건이 금융 불균형을 불러왔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가까운 시일 내에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대면소비 회복이 다소 더뎌질 것”이라면서도 “청·장년층의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는 데다 정부의 소득지원 정책도 추진되는 만큼 민간소비 개선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우려한 금융불균형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또 다른 위원은 “국내 경제는 기조적인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한편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지난 5월의 한은 전망치(1.8%)를 웃돌 것”이라며 “금융불균형 위험도 커지는 점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고 위원을 비롯해 5명의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이르면 이달 26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이 이달 발표하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물가·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8월 인상론을 뒷받침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