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김성균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훈장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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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헤쳐나가는 연기 하고 싶었죠…가족 만나야 한다는 마음 커"
한순간 땅이 꺼져버린 재난에 코미디를 버무린 영화 '싱크홀'에서 주연을 맡은 김성균은 흙을 뒤집어쓰고 물에 젖어 발버둥 치는 애잔한 연기 속에 가슴 찡한 부성애를 녹여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4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성균은 '싱크홀'을 지금까지 했던 작품 가운데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작품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묻는 말에 "몸이 제일 힘들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해냈다'는 훈장 같은 작품이다.
내가 이걸 버텨냈다니 나도 놀랐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성균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새집으로 이사한 동원 역을 맡았다.
빌라 한 채가 통째로 휩쓸려간 싱크홀에서 동원은 살아나가기 위해 부서진 가구들을 이리저리 옮기고, 콘크리트 더미를 파헤친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폭우로 차오른 물을 허우적거리며 헤치고 나가고, 부서진 건물 난간에 매달려 기어오른다.
김성균은 "물을 먹는 모든 장면이 힘들었다"며 "겨울이어서 추웠는데 따뜻한 물에서 쉬다가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옷이 젖어있고, 물이 차갑다 보니 너무 추웠다.
추위가 가장 힘들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재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며 고생하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SF, 블록버스터를 좋아하는데 재난 속에 제가 들어가서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굉장히 큰 기대감과 만족감이 있었어요.
고생하면서 (위기를) 헤쳐나가는 역할을 제가 못 해 봤거든요.
이번 기회에 그 한을 풀었죠. 고생하는 얼굴, 몸짓이요.
그런 장면이 나오면 너무 만족스럽더라고요.
" 그렇다고 동원이 처음부터 위기를 헤쳐나갈 만큼 강인한 캐릭터였던 것은 아니다.
동원은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이룬 뿌듯함에 자신을 대견해하고, 이웃 만수(차승원)와 사사건건 부딪치며 투덜거리는 평범한 인물이다.
김성균은 동원의 특징을 '보통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동원이 두려움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부성애 때문이다.
실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성균은 "아역 배우를 계속 안고, 업고 있었다.
같이 붙어 있다 보니 남의 아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며 "보통 남의 애한테는 화를 잘 안 내는데 혹시나 안전사고가 날까 봐 옆에 아역의 어머님이 계시는데도 '아빠 똑바로 껴안아'라고 화를 냈다.
정말 내 아들처럼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저도 동원처럼 반지하에서 처음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공사한다고 장판, 벽지도 없는 텅 빈 집에 이불을 들고 가서 잔 적도 있어요.
동원은 11년 만에 마련한 집을 잃었으니 억울해서라도 못 죽는다는 마음이 있었겠죠. 하지만 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살아서 와이프와 아기랑 다시 만나야겠다는 거요.
집은 잃었지만, 이것만큼은 잃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겠죠."
영화는 제74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제20회 뉴욕아시안영화제, 제27회 사라예보영화제에 초청됐는데, 김성균은 "가족애가 중요한 부분인데 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재밌게 봐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명 시절이 길었다는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2011)에서 촌스러운 2 대 8 가르마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4)에서는 노안을 자랑하는 시골서 상경한 순박한 대학생으로 '응답하라 1988'(2015)에서는 장성한 아들 둘을 둔 철없는 아버지를 연기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에 얼굴을 내비치며 맡은 역할도 가지각색이다.
주연작 '채비'(2017)에서는 고두심과 호흡을 맞추며 철없는 사고뭉치 서른 살 아들로 분했고, '명당'(2017)에서는 조선 시대 세도가 집안의 아들로 악역을, 특별출연한 '한산: 용의출연'(2020)에서는 일본 장수 역을 맡기도 했다.
늘 작품을 기다리는 입장이었다는 김성균은 이제는 욕심나는 작품이나 역할에는 먼저 손을 내밀고 싶다고 했다.
함께 작품에 출연한 이광수가 시나리오를 보고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저를 찾아주는 작품에서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을 찾는 방식으로 작품들을 해왔어요.
앞으로는 들어오는 역만 기다리지 말고, 찾아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사극이나 각이 져 있는 역할들을 했었는데, 요즘은 동원처럼 일상적인, 편안한 역을 하고 싶어요. " /연합뉴스
한순간 땅이 꺼져버린 재난에 코미디를 버무린 영화 '싱크홀'에서 주연을 맡은 김성균은 흙을 뒤집어쓰고 물에 젖어 발버둥 치는 애잔한 연기 속에 가슴 찡한 부성애를 녹여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4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성균은 '싱크홀'을 지금까지 했던 작품 가운데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작품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묻는 말에 "몸이 제일 힘들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해냈다'는 훈장 같은 작품이다.
내가 이걸 버텨냈다니 나도 놀랐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성균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새집으로 이사한 동원 역을 맡았다.
빌라 한 채가 통째로 휩쓸려간 싱크홀에서 동원은 살아나가기 위해 부서진 가구들을 이리저리 옮기고, 콘크리트 더미를 파헤친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폭우로 차오른 물을 허우적거리며 헤치고 나가고, 부서진 건물 난간에 매달려 기어오른다.
김성균은 "물을 먹는 모든 장면이 힘들었다"며 "겨울이어서 추웠는데 따뜻한 물에서 쉬다가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옷이 젖어있고, 물이 차갑다 보니 너무 추웠다.
추위가 가장 힘들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재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며 고생하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SF, 블록버스터를 좋아하는데 재난 속에 제가 들어가서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굉장히 큰 기대감과 만족감이 있었어요.
고생하면서 (위기를) 헤쳐나가는 역할을 제가 못 해 봤거든요.
이번 기회에 그 한을 풀었죠. 고생하는 얼굴, 몸짓이요.
그런 장면이 나오면 너무 만족스럽더라고요.
" 그렇다고 동원이 처음부터 위기를 헤쳐나갈 만큼 강인한 캐릭터였던 것은 아니다.
동원은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이룬 뿌듯함에 자신을 대견해하고, 이웃 만수(차승원)와 사사건건 부딪치며 투덜거리는 평범한 인물이다.
김성균은 동원의 특징을 '보통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동원이 두려움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부성애 때문이다.
실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성균은 "아역 배우를 계속 안고, 업고 있었다.
같이 붙어 있다 보니 남의 아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며 "보통 남의 애한테는 화를 잘 안 내는데 혹시나 안전사고가 날까 봐 옆에 아역의 어머님이 계시는데도 '아빠 똑바로 껴안아'라고 화를 냈다.
정말 내 아들처럼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저도 동원처럼 반지하에서 처음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공사한다고 장판, 벽지도 없는 텅 빈 집에 이불을 들고 가서 잔 적도 있어요.
동원은 11년 만에 마련한 집을 잃었으니 억울해서라도 못 죽는다는 마음이 있었겠죠. 하지만 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살아서 와이프와 아기랑 다시 만나야겠다는 거요.
집은 잃었지만, 이것만큼은 잃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겠죠."
영화는 제74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제20회 뉴욕아시안영화제, 제27회 사라예보영화제에 초청됐는데, 김성균은 "가족애가 중요한 부분인데 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재밌게 봐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명 시절이 길었다는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2011)에서 촌스러운 2 대 8 가르마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4)에서는 노안을 자랑하는 시골서 상경한 순박한 대학생으로 '응답하라 1988'(2015)에서는 장성한 아들 둘을 둔 철없는 아버지를 연기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에 얼굴을 내비치며 맡은 역할도 가지각색이다.
주연작 '채비'(2017)에서는 고두심과 호흡을 맞추며 철없는 사고뭉치 서른 살 아들로 분했고, '명당'(2017)에서는 조선 시대 세도가 집안의 아들로 악역을, 특별출연한 '한산: 용의출연'(2020)에서는 일본 장수 역을 맡기도 했다.
늘 작품을 기다리는 입장이었다는 김성균은 이제는 욕심나는 작품이나 역할에는 먼저 손을 내밀고 싶다고 했다.
함께 작품에 출연한 이광수가 시나리오를 보고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저를 찾아주는 작품에서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을 찾는 방식으로 작품들을 해왔어요.
앞으로는 들어오는 역만 기다리지 말고, 찾아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사극이나 각이 져 있는 역할들을 했었는데, 요즘은 동원처럼 일상적인, 편안한 역을 하고 싶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