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北이 가장 겁내는 F-35 스텔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보이지 않는 전투기’ ‘하늘의 지배자’로 불리는 초음속 스텔스기 F35. 적의 레이더망을 피해 주요 기지를 ‘핀셋 공격’하는 이 전투기는 우리 공군의 신형 전략무기다. 미국에서 2019년 이후 20여 대를 들여왔고 2023년까지 총 4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 대 가격은 1억달러(약 1150억원)에 이른다.

미국 록히드사가 개발한 F35는 미 공군·해군·해병대가 함께 쓰려고 만든 ‘3군 통합 전투기’다. 공군 주력기가 F35A이고,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B는 해병대, 항공모함에 실리는 C는 해군용이다. 기술 유출 위험 때문에 우방국에만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 2018년 이스라엘이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해 뛰어난 성능을 확인했다.가장 큰 특징은 첨단 방공망에도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다. 레이더에 잡히더라도 골프공 크기 정도로 보여서 다른 물체와 구별하기 어렵다. 북한 평양의 지하 지휘소나 미사일 기지, 핵 시설 등을 은밀하게 타격하고 돌아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전략무기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은 F35 내부 폭탄창에서 소형 전술핵폭탄 ‘B61-12’를 투하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B61-12는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땅밑 100~150m에 있는 북한 지하벙커를 타격할 수 있어 ‘핵 벙커버스터’로 불린다. 《전쟁론》의 저자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표현처럼 적의 ‘무게 중심’을 족집게처럼 공격하는 ‘참수 작전’에 적합하다.

여기에 ‘스톰 브리에커’라는 신형 폭탄을 8발씩 탑재하면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 8대를 동시에 파괴할 수 있다. F35A 전투기 4대로 방공망을 제압하면서 지하벙커를 때리고, 20대로 북한 전역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 160대를 파괴할 경우 ‘레짐 체인지’까지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무게 중심’과 ‘전략 수단’을 모두 잃게 된다.이 때문에 북한은 F35A 도입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여 왔다. ‘F35A 반대 운동’을 벌이다 최근 구속된 3명도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와중에 정부는 코로나 지원금을 늘린다며 F35A 도입 예산을 작년에 2864억원 삭감하고 올해 또 921억원 깎았다. 한·미 합동훈련도 축소하고 있다. 이러니 북한을 떨게 하는 ‘스텔스기 보유국’이 아니라 북한 눈치를 보는 ‘청맹과니 보유국’이란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