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 뚫고…현대차·기아, 美서 혼다 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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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판매량 14만대…29% 증가현대자동차·기아의 지난 7월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약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증가폭은 4월 고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미국 수요 증가세 둔화로 전체 판매량이 감소하는 ‘피크 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나온다.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작년 7월보다 29.1% 증가한 14만3779대를 판매했다고 4일 발표했다. 5월 17만4043대, 6월 14만5005대에 이어 전년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현대차는 지난해 7월보다 25.0% 늘어난 7만3680대를 팔았다. 차종별로는 아반떼(1만3085대)가 가장 많이 팔렸고 싼타페(1만2766대), 투싼(1만1483대)이 뒤를 이었다. 제네시스는 312.1% 증가한 5180대 팔려 3개월 연속 최고를 기록했다. 5월에 출시된 GV70는 1568대 판매됐다.
현대차, 아반떼 선두로 7만대 팔고
K3 앞세운 기아는 판매량 34%↑
제네시스 312% 늘어 '인기 질주'
증가폭은 주춤 '고점 통과' 우려도
기아 판매량은 33.6% 증가한 7만99대였다. K3(1만2423대), 스포티지(1만626대), K5(9233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지난해 월평균 1000대 팔렸던 카니발은 신차 출시 효과로 지난달 판매량이 3782대에 달했다. 손윤 기아 미국판매법인 사장은 “지난달 재고의 74% 이상을 팔았다”며 “기아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판매량은 혼다(13만5542대)를 넘어섰고 도요타(22만5022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제너럴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 등은 판매량을 발표하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점유율이 전년 대비 2.1%포인트 늘어난 11.1%로 추정하고 있다.일각에서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고점에 도달한 뒤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공급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소비까지 꺾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기아의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가율은 4월 127.1%로 올해 최고치였으나 5월 66.1%, 6월 45.8%, 7월 29.1%로 3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일 “당분간 차 판매가 호황이지만 미국은 고점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아이오닉 5 출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당초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1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엔 1470만~1500만 대로 낮췄다. 코로나19 여파가 닥쳤던 지난해 전체 판매량(1450만 대)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는 수준이다.올 들어 매달 고점을 찍었던 미국 중고차 가격도 두 달째 하락세다. 만하임 중고차가격지수는 5월 203.0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6월 200.4, 7월 196.9로 내렸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