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2분기 코로나 치료제 매출 급감…알츠하이머 신약 기대감

연내 알츠하이머·당뇨병 치료제 美 허가 신청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인 ‘밤라니비맙’과 ‘에테세비맙’의 올 2분기 매출이 1억489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직전 분기 8억1000만달러에 비해 급감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 밤라니비맙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올 2월에는 밤라니비맙과 에테세비맙을 병용하는 치료 요법을 허가했다.그러나 미국 보건부 산하 질병예방대응본부(ASPR)는 지난 6월 말, 일라이 릴리의 병용 치료법이 브라질과 남아프리카 변이에 대해 효과가 없다는 실험실 분석이 나오자 유통을 중단시켰다. 앞서 4월 FDA가 밤라니비맙 단독 사용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철회하고, 에테세비맙과 병용 사용하도록 결정한 데 이은 조치여서 충격이 더 컸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와 달리 다른 제품의 매출은 늘었다. 당뇨병 치료제인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5억3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건선 치료제 '탈츠'(익세키주맙)는 5억6910만달러로 44% 늘며 예상치를 1억3300만달러 초과했다. 이 외에도 인슐린제 '휴마로그'는 6억760만달러, 폐암 치료제 '알림타'는 6억106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어난 6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증권가 예상치는 66억달러였다. 순이익은 13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억1천만달러)보다 2% 줄었다.데이비드 릭스 일라이 릴리 대표는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고 줄어들고 진료소가 열리면서 당뇨병 암 등 다른 치료제 매출이 개선됐다”며 “릴리를 코로나19에 국한한 회사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는 올해 매출을 이전 추정치 266억~276억달러에서 범위를 좁힌 268억~274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주당 순이익은 7.80~8.0달러를 그대로 유지했다. 코로나19 치료제 매출은 10억~11억달러가 될 것으로 봤다. 증권가는 일라이 릴리의 2021년 주당 순이익으로 7.89달러, 매출 272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미즈호증권의 바밀 디반 연구원은 “릴리의 2분기 항체 치료제 매출이 기대치보다 6000만달러 낮았다”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수요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증권사 에드워드 존스의 애쉬틴 에반스 연구원은 “릴리의 당뇨병, 심혈관 제품,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실적이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라이 릴리는 'N3pG'라는 변형된 형태의 아밀로이드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나네맙’에 대해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서(BLA)를 연내 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도나네맙 외에 제2형 당뇨병 치료제 티르제파타이드도 연말까지 판매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간밤 일라이 릴리의 주가는 도나네맙에 대한 기대감으로 3.81% 올랐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