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00만원씩 적자, 대출로 버틴다"…술집 사장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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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예고했는데…
자영업자 대출 '역대 최대' 빨간불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대출 7조원 급증
8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자부담 늘어날 듯
"저금리 대환대출상품 등 점진적 상환 유도해야"
# 대구에서 작은 이자까야(일본식 선술집)를 운영하는 김민석 씨는 걱정에 요즘 잠이 오지 않는다. 2019년 11월 가게를 연 후 4개월만 정상 영업을 했고, 그 이후부터는 다달이 300만원 내외씩 적자를 보고 있어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까지 닥치면서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모아둔 돈이 떨어진 김 씨는 정부의 버팀목 대출을 신청할 생각이지만 한도가 1000만원에 불과해 '울며 겨자 먹기'로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대출도 알아보고 있다.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김 씨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 대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리두기 4단계 강화 실시 등으로 음식업·여가서비스업 같은 대면 업종 매출이 대폭 하락한 영향이다.
5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지난 3월말 기준 831조8000억원(차주 수 245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후 4~6월 자영업자 은행 대출이 9조3000억원이 늘어나 이미 총액은 84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출의 질도 악화하고 있다. 정부의 버팀목자금 외에 카드론,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3월 말 기준 비은행권 대출 규모는 281조2000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증가율은 12%에서 3분기(21%), 4분기(22.3%)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4.4%나 늘면서 전체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대부업 대출을 합친 고금리 대출 역시 올해 1분기 43조6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36조5000억원)보다 7조원 가량 급증했다. 저축은행권은 기존 은행권 대비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고, 차주 평균 신용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만기 연장 같은 조치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소상공인 대출의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당초 올해 3월 말 종료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두 차례 추가 연장한 바 있다. 금리 상승으로 부실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자영업자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장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자영업자들 이자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개인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 이자는 총 11조8000억원 늘어난다. 자영업자 이자 부담도 은행 이자는 3조3000억원,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이자는 1조9000억원 등 총 5조2000억원 증가한다.
금융권에서 대환대출을 통해 원리금 및 이자 부담을 낮추는 등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면 서비스업 대출에 대해선 유예됐던 원리금 상환을 저금리 대환대출 상품이나 장기 분할상환 상품으로 전환하는 등 점진적 상환방식을 도입해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