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불임 정당' 발언으로 또 구설…과거 논란 톺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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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관련 "국민의힘은 불임 정당임을 자백한 꼴"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선 '광주 참사 버스 엑셀', '대깨문' 등 발언에 이어 또 한 번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송영길, 尹·崔 국힘 입당하자 "불임 정당"

송 대표는 5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로마제국이 빈부격차가 커지고 자영농이 몰락하면서 군대 자원이 없으니까 용병을 쓰기 시작했다"며 "마찬가지로 윤석열, 최재형 다 용병들이다. 자신들이 지금 공격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의해서 키워진 사람을 지금 데려다가 용병으로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러니까 저는 최재형, 윤석열을 데려다 쓴 거 자체가 이미 국민의힘이 스스로 불임(不姙) 정당임을 자백한 꼴이 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불임은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임신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송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정치권에서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이 '인권파괴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자랑했다"며 "야당을 비난하기 위해 불임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여성들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공세에 가담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송영길 대표가 어떤 취지로 그 발언을 했는지는 알겠지만 다른 당을 비판한답시고 쓴 그 비유는 실제 고통을 겪는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표현이었다. 장애나 질병을 부정적인 비유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 최소한의 인권 감수성 아닌가"라고 지적했다.이어 "난임과 불임은 불명예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을 비판하면서 임신의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몸이 비유돼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무신경하고 성차별적인 언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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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과거 부적절 발언 재조명

지난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건물 붕괴 참사 현장. /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광주 건축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선 "버스 운전자가 본능적 감각으로 엑셀만 밝았어도 살아날 수 있었다"고 발언해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송 대표는 사고 대책을 논하는 자리에서 "바로 그 버스정류장만 아니었다 할지라도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엑셀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사고로 인해 버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는 '망언 총량의 법칙'이 있나"라며 "광주 건물붕괴라는 엄청난 사건에 대해 '버스 운전자가 본능적 감각으로 엑셀만 조금 밟아도 살아날 수 있었다'라는 말이 집권당 당대표 입에서 나올 말인가"라고 비판했다.지난해 8월에는 전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의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 "친한 사이에 남자끼리 배나 엉덩이도 치고 그랬다는데 문화 차이가 있다고 본다"고 성추행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뭇매를 맞았다. 또 "오버라고 본다"며 신병 인도를 주장하는 뉴질랜드 정부의 요구가 과하다고도 주장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다"라며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것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며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한 것도 다를 바 없다"고 저격했다.
북한이 2020년 6월 16일 오후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윗 사진은 2019년 5월 파주 도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일대의 모습. 아래 사진은 국방부가 공개한 것으로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화염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 연락사무소는 물론 주변 건물의 모든 시설물이 피해를 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송 대표는 또 지난해 6월 북한의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두고선 "(대)포로 폭발을 하지 않은 게 어디냐"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낙관적 생활 태도와 창조적 개그 감각만은 높이 평가한다"고 비꼬았고, 황규환 당시 미래통합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아무리 북한을 옹호했던 송 의원이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국민의 불안감과 국가 안위는 생각지 않은 귀를 의심케 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