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제주 특급호텔 '웃고' 공영관광지 '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제주지역 관광업계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관광객들이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특급호텔 등에 머물며 호캉스를 즐기지만, 제주 공영관광지와 일반 숙박업소는 외면하기 때문이다.5일 제주도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8월 4일까지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총 677만7천883명(잠정)으로 지난해 동기(570만6천510명) 대비 18.8% 증가했다.

제주는 지난 4월 108만2천861명, 5월 113만6천452명, 6월 112만7천82명, 7월 112만729명 등 4개월 연속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제주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 중단조치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상황에서 내국인 관광객만 본다면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수준만큼 회복한 셈이다.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제주지역 관광업계 간 희비도 교차한다.

도내 특급호텔과 해안가 호텔에는 많은 관광객이 찾으며 코로나19 부진을 딛고 일어서며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관광객들이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특급호텔과 리조트, 독채 풀빌라, 고급 펜션 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관광객들 사이엔 대형 특급호텔일수록 방역을 철저히 하고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대면 접촉이 비교적 적은 독채형 풀빌라·고급펜션 등으로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특급호텔의 예약률은 70%대를 유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현재 제주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3단계로 안전을 고려해 숙박업소의 경우 객실 운영을 75%만 가동하도록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만실에 가깝다.

반면, 도내 공영관광지는 관광객 발길이 크게 줄었다.

올해 7월까지 서귀포시 성산일출봉의 탐방객 수는 23만2천183명으로 지난해 동기(32만6천703명)와 비교해 28.9%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110만6천750명)과 비교하면 80% 가까이 크게 줄었다.
또 서귀포시 산방산·용머리의 탐방객 수(13만1천267명) 역시 지난해 동기(22만1천641명) 대비 40%가량 감소했다.

이 밖에 천지연폭포, 천제연폭포, 주상절리대, 정방폭포는 전년 수준과 비슷한 128만2천여 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이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재확산과 진정 사이를 오가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제주도가 방역을 위해 공영 관광지와 관광명소를 일정 기간 폐쇄하거나 수용인원의 30% 수준으로 입장을 제한하는 조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지 이곳저곳을 여행하기보다 호캉스를 즐기며 편히 휴식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많다"며 "제주 해안가 일부 호텔과 특급호텔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더 받고 싶어도 예약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상당수 시내권 일반 숙박시설의 경우 10∼20%의 예약률에 그치고 있다.또 여러 공영관광지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