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3년 만에 신축 입주…"전세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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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그랑자이 집들이 가보니…
"임대차법·양도세 규제 강화로
집주인 80% 입주…전세 품귀"
인근 삼익·신동아 재건축도 순항
매매 호가, 분양가 두 배로 올라
전용 84㎡ 입주권 30억원 달해
"주변 시세보다 비싸다" 지적도

5일 찾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인근 중개업소에는 방문객이 드물었다. 지난달 24일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2018년 10월 준공된 ‘방배 아트자이’(353가구) 이후 약 3년 만에 방배동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다. 임대차법과 강화된 양도소득세 규정 때문에 집주인이 입주한 가구가 많아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웠다. 10개가 채 되지 않는 매매 물건은 분양가의 두 배 수준으로 뛴 상태다.
분양가 앞지른 전셋값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 전세 호가는 분양가를 넘어섰다. 전용 59㎡ 전세는 13억~14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분양가(최고 12억3000만원)보다 많게는 1억7000만원 높다. 전용 84㎡는 지난달 16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현재 호가는 분양가(최고 17억3000만원)와 비슷한 16억5000만~18억원 수준이다. 전용 84㎡ 입주권 매매 호가는 분양가의 두 배에 가까운 30억원이다. 방배동 B공인 관계자는 “방배동에서 오랜만에 나온 신축 단지여서 관심을 보이는 실수요자가 많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1주택자의 실거주 의무(양도세 비과세 요건) 규제로 집주인의 80% 정도가 입주했다”며 “현재 나온 전세 매물은 한두 개뿐”이라고 했다.방배그랑자이는 서울지하철 2호선 방배역에서 도보로 5~7분 거리에 있다. 강남에서 보기 드문 숲세권 입지도 갖췄다. 단지 내 둘레길을 통해 매봉재산에 오를 수 있다. 인공 폭포 등 단지 내 조경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단지 주변에 초·중·고교가 없어 자녀들의 통학이 불편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배정받는 방일초는 거리가 꽤 돼 학생들이 셔틀을 타고 다니기도 한다.
인근 단지 재건축 사업도 순항
일각에서는 인근 단지와 비교해 방배그랑자이의 시세가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지 맞은편 입주 4년차인 방배아트자이는 전용 84㎡가 지난달 26일 23억원에 거래됐다. 전용 59㎡ 전세 호가도 방배그랑자이보다 3억~4억원 낮은 수준이다.
방배역과 가까워 최근까지 이 일대 아파트 시세를 견인해온 방배동 ‘방배서리풀 e편한세상’(496가구·2010년 준공) 전용 84㎡의 최근(3월) 실거래가도 23억원이었다. 방배동 D공인 관계자는 “방배아트자이나 방배서리풀 e편한세상과 비교해 마트, 상가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도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