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 의원 74명 '한미훈련 연기' 연판장…송영길은 "이미 다 준비…연기 어렵다"

여권 내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둘러싸고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훈련 연기를 촉구하는 연판장에 더불어민주당을 주축으로 74명의 범여권 의원이 서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연기는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사진)는 5일 서울 양재동에서 ‘밥상물가 현장점검’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이) 다 준비해 이미 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그런 걸 이유로 연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앞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한·미 간 합의된 훈련은 불가피하다. 한·미 간 신뢰를 기조로 남북 관계를 풀어야 한다”며 연기론을 일축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일 담화에서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 취소를 요구한 뒤 여권 내에서 연기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단호히 선을 그은 것이다.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연기를 주장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설훈 의원 주도로 전날부터 돌려진 훈련 연기 촉구 연판장에는 민주당 의원 60여 명을 포함해 정의당·열린민주당 등 모두 74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설 의원은 이낙연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 일부도 연기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3일 “남북 간 통신 연락선 재개도 합의됐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감안해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은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한·미 연합훈련은 조건부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재명 경기지사는 “정부나 당의 판단을 존중해야지, 이래저래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