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경제학으로 본 한국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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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의 진로교육은 대한민국 발전을 가로막는 약점 중 하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우수한 교육 수준을 부러워했다고 하지만, 사실 입시교육 현실을 제대로 안다면 그런 평가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공교육 정상화 방안, 사교육 근절 대책을 내놓지만 대학입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수월성 교육은 평준화라는 논리 앞에서 부정되는 게 현실이다. 교육의 사다리 역할도 무너진 지 오래다.
이경태·박영범 편저
박영사 / 370쪽│1만8000원
《한국 교육의 진로》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교육문제를 짚어보고 해법을 제시한다. 기존에 제시된 천편일률적인 개혁 방안과는 접근 시각부터 다르다. 집필 과정도 경제 전문가들이 주도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 주OECD 대사를 지낸 이경태 경제학 박사, 노동경제학 권위자로 산업인력관리공단 이사장을 지낸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6명의 경제학자와 교육학자, 인적자원개발학자 등이 모여 2년여간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결과물이다.디지털 시대로의 대전환기를 맞아 우리 교육이 풀어야 할 숙제, 창의성이 핵심 역량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 교육, 단순 취업 스킬 연마 수준에 머물고 있는 대학 교육의 전반적인 개혁, 고령화에 부응하는 평생교육 체계 마련,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학교 구조조정 등 교육계의 큰 현안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저자들은 부실하고 왜곡된 경제교육 문제도 짚었다. 합리적 소비보다 윤리적 소비를 강조하고, 기업의 국가경제 기여 측면보다는 이익 추구를 부각시키고, 큰 정부의 장점만 내세우며 정부의 실패 측면은 제외하는 식의 반쪽짜리 경제교육 때문에 자유와 경쟁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의 개인 연구소인 소이문화원의 지원으로 기획됐다. 코람코 회장을 지낸 이 전 장관이 교육개혁의 최고 교과서를 제작해보자는 취지로 교육개혁 프로젝트를 내걸고 연구비를 지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