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협상 귀재'는 교환할 뿐 양보는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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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4
협상 가능
개빈 케네디 지음 / 박단비 옮김
위즈덤하우스 / 408쪽│1만9000원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협상 전문가인 개빈 케네디는 《협상 가능》에서 “절대 안 된다”고 단언한다. 협상자의 태도가 협상의 흐름과 결과를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앞선 상황을 꼼꼼히 짚는다.상대방이 자신과 다른 결과를 원하더라도 ‘적수’는 아니고, 선의를 끌어내도 최선의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다. 또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겐 주요 사안일 수 있다. 결정적으로 협상가는 교환을 할 뿐이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어떻게 협상에 임해야 할까. 저자는 25가지 협상 사례를 통해 우리가 익혀야 할 협상 능력을 설명한다. 부동산 매매, 연봉 협상 등 협상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법들이다. 기법을 숙지하기에 앞서 필요한 역량은 바로 단호함과 균형감각이다. 저자는 “우리는 모두 어릴 적 단호하게 채소를 먹기 싫다고 고집을 부려 아이스크림을 얻어내는 협상가였다”며 “아이스크림(원하는 것)과 채소(상대의 요구) 사이 균형만 맞춘다면 협상의 기술을 단련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가장 신중하게 검토할 건 첫 번째 제안이다. 상대방이나 자신 둘 중 누가 제시하든 첫 제안을 수락하는 게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 흥정을 통해 추가 제안을 들어볼 수도 없고, 제시할 수도 없어서다. 저자는 까다로운 협상과정의 목적은 ‘성공’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협상은 상대를 무너뜨려 승리를 쟁취하는 게 아니라 쌍방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 그는 “승리에만 집착하면 가능성 있는 거래도 놓치게 된다”고 거듭 이야기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