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리바트, B2C 시장 성공 안착 비결

한경 CMO Insight 「케이스스터디」

‘디자인 퍼스트’ 전략, MZ세대에 적중
체험·참여형 콘텐츠, 온라인쇼핑몰 변신
가정용 가구 ‘내일 배송’ 서비스 도입
사진=현대리바트
종합 인테리어기업 현대리바트는 최근 3년간 B2C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별화된 색감과 디자인을 승부수로 내건 ‘디자인 퍼스트’ 전략이 코로나19 이후 가구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에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지난 3~5월 20~30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 제품을 처음 구매한 20~30대 소비자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으론 분기별 판매액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온라인 가구 판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B2C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리바트몰’의 사용자 환경을 대폭 개선해 소비자들에게 쾌적한 쇼핑 환경과 참여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내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배송 서비스 혁신에도 나섰다. 1395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완공한 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를 통해 하루 평균 출고 물량을 2.3배 이상 확대한 게 비결이다.

상황 1 주택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도전 1 디자인 차별화로 B2C에서 활로 모색

코로나19 전까지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성장세가 멈추다시피 했다. 부동산 규제 등으로 인해 주택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영향이다. B2B 비중이 높았던 현대리바트도 새 먹거리 찾기에 고심했다. 인테리어 건자재 등 B2B 비중이 높았던 이 회사는 2019년께부터 B2C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디자인 퍼스트’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차별화된 디자인의 제품 개발 및 CMF(색상·소재·마감 등)를 연구하는 조직인 크리에이티브 랩을 설치했다.

동시에 디자인 인력을 30% 늘리고, 올해도 디자이너 100여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인 만큼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제품 기획 및 생산 방식도 대폭 손질했다. 급변하는 소비 동향에 대응하기 위해 디자인부터 출시 소요 기간을 기존 평균 8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는 ‘패스트 트랙’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디자이너의 개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선(先) 디자인 후(後) 기획·생산’ 체계도 도입했다.

레이저로 접착제 기능을 하는 특수 기능층(폴리머)을 녹여 목재·합판 등 노출 면을 붙이는 ‘레이저 에지 기술’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 본드 접착 방식은 흰색·회색·검정 세 가지로 제한된 본드 색상 탓에 디자인 구현에 한계가 있던 것을 보완했다.

자체적인 색상 매뉴얼인 ‘리바트 컬러 팔레트’를 개발한 것도 업계 최초로 전사적인 색채 정체성을 구성한 이색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실험적인 디자인 요소를 대폭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인 게 MZ세대의 개성을 강조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맞아떨어지며 20~30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상황 2 온라인 가구 시장 급성장
도전 2 ‘체험’위주 온라인 쇼핑몰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구 거래액은 1조462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1084억원) 대비 31.9% 증가하면서 분기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생활이 늘면서 가구 소비가 대폭 증가했고,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리바트몰을 새롭게 단장했다. 고성능의 서버와 검색엔진, 보안 시스템 등을 도입해 평균 사이트 접속 속도를 60% 이상 높이는 등 쾌적한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했다.

가상현실(VR)을 통해 오프라인 가구 매장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VR 쇼룸’도 도입했다. 또 카카오페이·삼성페이 등 간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별도 모바일용 앱인 ‘리바트몰’ 앱도 새롭게 선보였다.

고객 참여형 콘텐츠도 늘렸다. 리바트 커뮤니티는 고객의 다양한 홈퍼니싱(집꾸미기) 제품 사용 후기와 연출 노하우 등을 한 곳에 모은 온라인 소통 공간이다.

리바트 제품 구매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자기 집을 공개하는 ‘랜선 집들이’와 인테리어 전문가와 인플루언서의 인테리어 솜씨를 구경할 수 있는 ‘고수의 집들이’, 고객만의 인테리어 노하우를 소개하는 ‘노하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상황 3 배송 전쟁 치르는 유통업계
도전 3 ‘내일 배송’ 서비스 도입

배송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배송 서비스가 가구업계에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문한 다음 날 받아 볼 수 있는 내일 배송 서비스부터 원하는 날짜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날짜 지정형 서비스까지 다양하다.

소비자 맞춤형 배송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B2C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월부터는 가정용 가구 전 제품을 대상으로 내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리바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평일 낮 12시까지 구매한 가정용 가구 전 제품 중 수도권 지역으로 배송되는 제품을 대상으로 제공한다.

배송 희망 시간은 오전 9~12시, 오후 1~6시, 저녁 7~9시 등 소비자가 편리한 시간대로 고를 수 있다.

현대리바트는 내일 배송 서비스 운영을 위해 배송 설치 인력을 10%가량 늘렸다. 20여 명으로 구성된 전담 물류 팀도 새로 구성했다.

지난해에는 경기 용인에 1395억원을 투자해 5층 규모로 조성한 ‘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설치했다.

■ 마케터를 위한 포인트

현대리바트의 전략은 ‘디자인 마케팅’으로 함축된다. ‘무주공산’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를 선점하기 위해 가구 디자인에 원색을 과감하게 적용하는 등 디자인 차별화에 나섰다.

제조·직매형 의류(패스트패션·SPA)에서 볼 법한 ‘패스트트랙’ 생산 방식을 가구 산업에 적용한 것도 이 회사의 특징이다.

패션·유통 등 B2C 영역에서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한 현대백화점그룹의 구성원이란 점도 이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비결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올해 1월 현대백화점그룹 ‘비전 2030’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을 표방하며 홈퍼니싱 및 토탈 인테리어 라인업 확대와 유통 채널 다변화를 추진할 방침”이라며 “품질과 디자인 차별화는 물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홈 구현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 전문가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과거 대부분의 유통 채널은 “제조업자-도매업자-소매업자-소비자”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유통 구조는 일반적으로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러 단계를 거치다 보니 비효율적인 비용 구조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유통 채널 안에 여러 기업이 함께 하다 보면 구성원 간의 갈등도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최근 소비자 니즈에 보다 발빠르게 대응하고, 비용 효율적인 유통 채널을 형성하기 위해 “수직적 마케팅 시스템(VMS: Vertical Marketing System)”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유통 구조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수직적 마케팅 시스템은 전통적인 유통 채널과 다르게 모든 유통 단계를 하나의 기업이 전부 운영하거나 혹은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인 ZARA가 대표적이다. 기존 패션 시장에서 디자인부터 최종 제품이 매장에 걸리는 시간이 대략 6개월 정도 걸렸다면, ZARA는 이를 단 2주만에 처리한다.

실제로 ZARA는 전 세계 매장에 일주일에 두 번씩 새로운 옷과 액세서리를 내보낸다. 그만큼 변화하는 패션 트랜드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대리바트의 경우도 급변하는 소비자 트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디자인부터 출시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기존 8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였다. ZARA가 “Fast Fashion”이라면 현대리바트는 “Fast Furniture”를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의 이동성(mobility)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가구(furniture)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였다.

또한, 코로나 팬더믹 등 시대, 환경적 영향으로 인해 홈인테리어 시장 역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MZ 세대들은 싸고 실용적이면서 패셔너블한 디자인의 가구를 ‘더 자주’ 소비한다. 비싼 가구를 사서 오래 써야 한다는 기성 세대의 고정관념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이 과정에서 특별히 디자인을 강화하고,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 ‘내일 배송’ 등과 같은 편의성을 앞세워 MZ 세대에게 성공적으로 어필하였다.

마지막까지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은 Fast Furniture라고 해서 단지 빠르고 편리한 것만 중요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ZARA의 경우에도 “우리는 패스트 패션이 아니라 정확한 패션(Accurate Fashion)”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옷을 빠르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옷”을 만드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빠르고 편리한 것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최근 홈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하면서 많은 가구 업체들이 온라인 매장과 빠른 배송에 집중하고 있는데,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정확한 소비자의 니즈 파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기업 고객을 주로 상대하던 B2B에서 개인 소비자(B2C)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대리바트 사례는 이 질문에 대헤 디음과 같은 세가지 유익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현대리바트는 가구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해냈다는 점이다. 바로 디자인이다. 이를 신속하게 제품에 반영한 것도 뛰어난 전략이다.

특히 MZ세대를 타깃 소비자로 설정하고 그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실험적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패스트 트랙, 선(先) 디자인 후(後) 기획·생산 체계, 레이저 에지 기술 등으로 디자인 퍼스트 전략을 뒷받침한 점이 돋보인다.

둘째, 새로운 가구 소비계층으로 부상한 MZ세대의 소비행태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온라인 소비를 선호하는 점을 감안해 쇼핑몰을 재단장했다. 체험 위주, 참여형 콘텐츠를 강화한 점은 MZ세대 공략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셋째, 로켓배송을 열망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점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빠른 배송’에 매우 익숙하다. 여러 온라인 플랫폼들이 배송 속도를 높이는데 적극적인 상황에서 그런 상황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상대하려면 가구도 배송이 빨라야 한다. 현대리바트의 내일 배송 서비스는 이런 상황에 딱 들어맞는 전략이었다.

B2C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현대리바트의 시도는 합격점을 받을만하다. 항상 그렇듯이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는 않겠지만, 유지만으로는 성장이 불가능하다.

가구시장에서는 디자인이 맘에 드는 저렴한 가구를 원하는 MZ세대도 있지만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오래쓸 수 있는 가구를 원하는 5060세대도 간과할 수 없는 소비계층이다.

한편으로는 가구의 교체 주기와 교체 이유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겠다.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가구를 자주 경험해 보고 싶지만 고가의 가구라면 교체가 쉽지 않는 점을 감안하여 주기적인 렌탈서비스의 도입도 고민해 보면 어떨까?

디자인과 관련해서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창의성을 가구 주문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제시하면 어떨까?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포인트가 무엇일지 필자도 이렇게 고민이 되는데 하물며 마케팅담당자라면 얼마나 고민이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늘 고민하는 자세는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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