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와 싸우는 선미라니…가볍고 경쾌한 것도 '선미답게' [종합]
입력
수정
선미, 6일 세 번째 미니앨범 '1/6' 발매가수 선미가 돌아왔다. '솔로퀸' 명성에 걸맞게 이번에도 독보적인 콘셉트로 신선한 즐거움을 안길 준비를 마친 선미였다.
타이틀곡 '유 캔트 시트 위드 어스'
빠른 속도감·좀비 콘셉트 활용한 독특한 시도
"가볍고 경쾌해도 선미다움 유지하려 고민"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아티스트 되고파"
선미는 6일 오후 세 번째 미니앨범 '1/6(6분의 1)'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선미의 컴백은 지난 2월 발표한 싱글 앨범 '꼬리' 이후 약 6개월 만으로, 미니앨범을 내는 건 약 3년 만이다.
선미는 "6개월 만에 다시 만나 뵙게 됐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그래도 난 항상 반갑다. 컴백은 항상 설레고 부담스러운 이벤트인 것 같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반갑게 인사했다.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지만, 앨범 발매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곡을 직접 만들다보니 앨범 단위의 활동을 하려면 작업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팬분들이 기다리는 시간도 훨씬 길어져서 좀 늦어진 것 같다. 앨범 많이 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이번 앨범은 '중력이 6분의 1인 달에서는 근심의 무게도 6분의 1일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곡 '6분의 1'에서 본격화된 작품이다. 삶의 무게, 삶의 중력을 통해 갖게 될 수밖에 없는 슬픔, 행복, 분노, 혼란스러움 등 내면의 깊은 감정들이 총 6곡의 노래로 표현됐다.
그간 선미는 아픈 사랑, 자아에 대한 이야기들을 컨셉추얼하게 풀어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게를 조금 덜어냈다고 했다. 그는 "지난 번에 발표한 '꼬리'로 강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면 이번에는 보다 자유롭고 가벼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앨범의 이름이 '1/6'이다. 요즘 무기력하고 지친 분들이 많을텐데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들으시고 조금이나마 신났으면 하는 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전체적인 비주얼 콘셉트는 2000년대 초반 Y2K분위기를 냈다. 기존 내 음악들의 콘셉트보다는 한층 밝고 무겁지 않게 풀어내봤다"고 설명했다.타이틀곡 '유 캔트 시트 위드 어스(You can't sit with us)'는 연인에 대한 분노를 노래하고 있지만 이와 상반되는 경쾌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145bpm의 빠른 비트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특징으로, 선미는 직접 가사를 썼다. '좀비' 캐릭터를 콘셉트에 활용해 어김없이 모방 불가한 자신만의 독창성을 완성해낸 선미다.
'유 캔트 시트 위드 어스'는 기존 선미의 매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더한 느낌의 곡이다. 이는 선미가 의도하고 고민한 결과였다. 그는 "앞서 발표했던 곡에 비해 비트가 정말 빠르다. 내가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bpm은 120쯤인 것 같은데 무려 140bpm을 가지고 있어서 사실 처음에는 소화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더 연습과 고민을 많이 한 곡"이라면서 "운이 좋게 멜라니 폰타나라는 작곡가를 만나서 곡을 받았고 나의 느낌만으로 해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좀비 떼와의 액션신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선미는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킹덤'과 '부산행'에서 열연해신 무술팀에게 직접 트레이닝을 받았다"면서 "짧은 장면인데도 체력이 많이 필요하더라. 처음 해보는 액션이었지만 힘든 것보다는 즐거운 마음이 컸던 촬영이었다"고 털어놨다.그는 "그동안 선보인 음악들의 연장선상에서 조금 더 발랄하고 경쾌하고 가볍지만 선미다운 게 무엇일지 고민했다. 좀비 떼와 난투극을 벌이는 선미가 재미있을 것 같더라. '킹덤'과 '부산행' 무술팀과 함께 해당 씬을 멋지게 만들어봤다. 사실 내가 한 게 거의 없다. 무술감독님의 멋진 지도와 좀비 연기자분들이 너무 열연해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어느덧 데뷔 15년차, 솔로로서는 9년차가 된 선미. 늘 겸손하고 성실한 그의 모습은 많은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곡 작업에도 항상 소홀함이 없었던 그는 "여전히 나를 기다려주고 기대해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고백했다.
이어 "부담은 언제나, 늘, 매번, 항상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부담감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담을 가진다는 건 그만큼 책임감 또한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지하게 생각을 밝혔다.
그간 선미는 '가시나', '주인공', '사이렌'을 비롯해 '누아르', '날라리', '보라빛 밤', '꼬리'까지 자신만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입증해내며 '선미팝'이라는 수식어까지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역시나 '선미다움'을 강조한 그였다.
선미는 "타이틀곡으로는 분명히 밝고 신나고 경쾌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서늘한 선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앨범으로는 위로하고, 공감하는 선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선미답다'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듣고 싶어요.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사이렌' 쇼케이스 때 아마 기자님들이 '선미팝'이라는 워딩을 써주셨을텐데 그게 널리 퍼져서 덕분에 많은 분들이 '선미라는 장르', '장르가 곧 선미'라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너무 감사해요. 그래서 '선미다운 건 이런 거다'라는 걸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