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상품 라인업 확대…기술투자·M&A도 적극 검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채찍질도 되고,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금융시장도 이제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봅니다.”

6일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사진)는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간의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고 단번에 금융 대장주로 등극한 데 대해 “카뱅이 모바일 금융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후한 점수를 준 것 같다”고 했다.카뱅 앱 사용자 수는 지난 6월 기준 1303만 명으로 국민은행 스타뱅킹(1030만 명), 신한 쏠·NH스마트뱅킹(각각 889만 명) 등 기존 은행 앱을 크게 앞서고 있다. 카뱅의 개인 신용대출 시장 점유율은 9%,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13%까지 올라왔다. 모바일 뱅킹 트렌드를 주도하며 수십 년간 영업점 위주로 돌아가던 기존 은행업의 과점구조를 깨뜨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뱅크가 이번 상장에서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2조5525억원에 달한다. 윤 대표는 공모자금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우선 대출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현재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만 있는 대출상품 라인업을 연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출, 소상공인 대출 등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기술투자를 강조했다. 출범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카뱅의 핵심 역량은 기술에서 나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좋은 개발자를 확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장에 존재하는 좋은 기술을 사들이겠다”며 “꼭 금융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겠다”고 했다. 카뱅은 신분증 비대면 인증에 필요한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자체 개발해 다른 금융사에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내부에 설립된 금융기술연구소 인력 확충에도 조달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간 자본의 한계로 검토하지 못한 인수합병(M&A)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몇몇 회사가 해외 동반 진출을 제안해왔으나 자본의 한계 탓에 검토를 못했다”며 “좋은 제안이 오면 적극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조인트벤처식으로 모바일뱅크 설립을 제안받았다”며 “지분투자나 조인트벤처 방식의 핀테크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