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조기 확대"…美·EU 동시다발 압박

美 "2030년 신차 절반 무공해차로"
현대차 등 글로벌 車업계 초비상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전기자동차 조기 확대를 위해 강화된 규제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해외 판매 비중이 80%에 달하는 현대자동차그룹도 전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무공해차(ZEV)로 전환하는 목표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전기차에 있으며 이를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회사의 대표들도 서명식에 참석하고, 미 정부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로이터통신은 현대차도 이 목표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등을 담은 기후변화정책 종합패키지(fit-for-55)를 지난달 발표했다. 2021년 대비 2030년 자동차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기존 37.5%에서 55%로 상향하고, 2035년 100% 감축을 제시했다. 사실상 내연기관 자동차의 퇴출 시한을 2035년으로 못 박은 것이다.

한국 정부도 가세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전날 내놓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2050년 무공해차 97% 이상 보급 목표를 담았다. 전체 차량 기준이어서 교체 주기를 고려하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가 중단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략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앞서 마련한 ‘2025 전략’에서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2040년 전면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럽에선 목표 시한을 5년 앞당겨야 한다. 미국 한국에서도 전략 조정이 불가피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역별 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일규/이고운 기자 black0419@hankyung.com